지난 4월 총선에서 정의당은 9.67%의 정당 득표율을 기록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교섭단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눈높이가 올라가서 그렇지, 2016년 총선 득표율 7.23%보다 높은 준수한 성적이었다.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20대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포함해 제3당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 정당의 의석(6석)치고는 초라한 게 사실이다.

결과론적이겠지만,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등에서 정의당이 보여준 좌고우면 또는 이율배반적 태도가 부진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 같다. 설득력이 있다. 정의당으로선 연동형 비례제 도입의 키를 쥔 더불어민주당 눈치를 안 볼 수 없었지만 그 대가는 값비쌌다. 진보정당이 상당 부분 드러난 객관적 사실을 무시하고, 불공정과 편법, 특권의 편에 섰다는 비판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정의당이 마음을 얻어야 할 유권자는 진보층뿐 아니라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에 부정적인 중도층도 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4년 총선에서 정의당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13.03%나 획득한 건 우연이 아니었다. 당시 한나라당이 주도한 노 대통령 탄핵 '역풍'의 덕을 본 측면도 있지만 민주노동당은 그때 독보적인 진보정당이자 거의 유일한 제3지대 정당이었다. 민주당 세력에 친화적인 건 지금과 마찬가지였지만, 늘 여야 가리지 않고 불편부당하게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편이었다.

20대 국회에서 제3세력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던 국민의당·바른미래당·민생당 등이 사라지거나 위축된 지금이 정의당에 어쩌면 절호의 기회일지 모른다.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진보정당의 기본 철학을 이어가면서, 어떤 세력 앞에서도 당당하게 옳은 건 옳다, 그른 건 그르다 분명하게 말하는 정당이 된다면 지난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정당득표율 26.74%)의 자리가 정의당 것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