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역 전환 후 재개 움직임
이달 도내 예정 공연 97% 대면
발열체크·문진표 작성 등 병행

코로나19로 주춤했던 경남지역 공연계가 조금씩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그동안 집단 감염을 우려해 공연장은 임시 휴관에 들어갔고 예술계도 예정된 공연을 미루거나 취소했다. 하지만 정부가 방역 수위를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지난달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하면서 최근 들어 대면 공연이 서서히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내 18개 시군 문화예술행사 횟수를 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부터 4월까지 '0'이다. 지난달은 6개 시군에서 22회 행사가 열렸고 이달에는 창원 42회, 함안 8회, 거제 7회 등 도내 전 지역에서 100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중 단 3회만 무관중 공연 즉 비대면 공연이고 나머지는 대면 공연이다.

공연계는 오랜만에 관객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지만 혹시나 모를 감염 우려를 막고자 철저한 방역 속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객석 전후좌우를 비워놓고 앉는 거리 두기 좌석제와 출입 시 발열체크, 문진표 작성, 마스크 착용 등을 진행한다.

가곡전수관은 오늘(4일) 오후 7시30분 올해 첫 대면 공연을 연다. '춘야풍류'라는 주제로 성악곡·기악곡·궁중정재 등 우리 풍류음악을 선보인다. 가곡 연주 전용홀인 영송헌은 총 144석으로 이 중 45석만 열어놓았다.

김나령 문화예술교육사는 "수도권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조금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긴 기다림 끝에 여는 공연"이라며 "코로나19로 마음이 위축된 관객에게 가곡이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간 무관중 온라인 공연을 진행한 창원시립예술단도 올해 첫 대면 공연을 연다.

▲ 창원시립무용단이 올해 첫 대면 공연을 앞두고 연습 중이다. /창원시립무용단
▲ 창원시립무용단이 올해 첫 대면 공연을 앞두고 연습 중이다. /창원시립무용단

교향악단·합창단·무용단·소년소녀합창단 중 무용단이 가장 먼저 오프라인에서 관객과 만난다.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제61회 정기공연 '필무(筆舞)'가 열린다. 필체와 여백의 미, 동양의 정신과 철학이 춤으로 표현된다. 조흥동(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5호 한량무 보유자)·박재희(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예능보유자)·박애리(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가 특별 출연한다. 성산아트홀 대극장 1700석 중 400석 정도만 연다.

장재석 시립예술단 사무국장은 "이날 예술단 사무직원이 투입돼 마스크 착용 확인, 발열 체크, 관객 방명록 작성 등을 할 예정이다"며 "4개월 만에 오프라인 현장에서 관객과 직접 만나는 공연이다 보니 예술감독, 예술단원은 기대 반, 걱정 반이지만 설레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도내 극단 중 처음으로 대면 공연을 했던 거제지역 극단 예도에 이어 사천지역 극단 장자번덕도 오프라인에서 관객과 만난다.

오는 14·15일 오후 7시 30분 사천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가무백희악극 <왕, 탈을 쓰다>를 무대에 올린다. 총 17명이 출연하는 대작으로 고려 현종의 일대기를 그렸다. 국가무형문화재 진주삼천포농악과 발탈 이수자 등도 출연해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김종필 기획자는 "연극이라는 장르 자체가 배우들이 서로 침을 튀기며 대사와 연기를 해 연습하는 것조차도 조심스러웠다"며 "하지만 지난달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지키며 공연하는 극단 예도의 모습을 보고 방역 체계를 준수하며 대면 공연을 열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임시 휴관 중이던 경남문화예술회관과 창원문화재단, 김해문화재단 등도 최근 재개관을 하며 대면 공연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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