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학생회장 선거는 방송으로
방역수칙 노래·영상 제작해 공유
텃밭 가꾸기 등 생태체험학습도

코로나19로 닫혀 있던 교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오는 8일이면 경남 지역 유·초·중·고 학생 41만여 명 전체가 등교 대상이 됩니다. 지난달 20일부터 고3, 60인 이하 소규모 학교부터 등교 수업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코로나19로 학교는 어떻게 달라진 활동을 하고 있을지 살펴봅니다.

▲ 거창 주상초교가 지난달 29일 온라인 라이브 방송으로 전교어린이회 임원을 뽑는 모습./거창 주상초교
▲ 거창 주상초교가 지난달 29일 온라인 라이브 방송으로 전교어린이회 임원을 뽑는 모습./거창 주상초교

◇라이브 방송으로 임원 선거 = 생활 속 거리 두기를 하면서 학생들을 맞는 학교는 학생회장 선거, 조회 등의 형태도 바꿨다.

거창 주상초교는 지난달 29일 온라인 라이브 방송으로 전교어린이회 임원인 다모임장과 부다모임장을 선출했다. 담당교사 지원을 받아 학생으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했다.

1교시에 후보들은 진지하게 라이브 방송으로 소견을 발표했고, 학생들은 각 교실에서 생방송으로 후보자들의 소견 발표를 들었다. 그 후 강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쓴 채 손 소독제를 사용한 후 투표용지를 받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유권자들이 투표를 마치자마자 라이브로 개표 방송까지 했다.

다모임장, 부다모임장으로 당선된 학생 2명은 "아이들 사이에 갈등이 없지는 않겠지만 갈등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 한 달에 한 번 다모임에서 의논해 학생들 스스로 우리 학교를 깨끗하게 하고 싶다"고 당선 인사를 했다. 모든 선거 과정과 학생 인터뷰를 지켜 본 교장은 "라이브 선거 방송은 선생님들 덕분이며, 아이들이 다모임 활동을 통해서 협력과 배려를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했다.

▲ 창녕성산초교가 지난 1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전교 조회'를 하는 모습. /창녕성산초교
▲ 창녕성산초교가 지난 1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전교 조회'를 하는 모습. /창녕성산초교

창녕성산초교는 지난 1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전교 조회'를 했다. 이날 조회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학생들의 호국 의지를 고취하고 순국 선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기고자 마련됐다. 코로나19로 전교생이 모이는 행사를 열 수 없어 교실에서 온라인 학습 시스템을 활용해 조회를 했다.

교장실과 각 교실을 온라인 학습 시스템으로 연결해 교장과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교 조회에 참여한 6학년 김 모 학생은 "온라인 전교 조회는 신선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교실에서 조회를 하니, 코로나19를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형남출 교장은 "온라인 전교 조회는 코로나19로 인한 대책이지만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환경이 바뀜에 따라 앞으로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양산중 교사들이 지난달 27일 3학년 등교수업 시작을 앞두고 학생들이 즐겁고 안전한 학교 생활을 위해 숙지해야 할 '학생 생활규정'을 노랫말로 개사해 만든 뮤직비디오 모습./양산중
▲ 양산중 교사들이 지난달 27일 3학년 등교수업 시작을 앞두고 학생들이 즐겁고 안전한 학교 생활을 위해 숙지해야 할 '학생 생활규정'을 노랫말로 개사해 만든 뮤직비디오 모습./양산중

◇'슬기로운 학교 생활' 노래로 = 등교수업이 시작되면서 학교마다 방역 수칙 등을 지키면서 학생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중 일부 학교는 안전한 학교 생활을 위한 규정을 노래로 만들기도 했다.

양산중 교사들은 지난달 27일 3학년 등교수업 시작을 앞두고 즐겁고 안전한 학교 생활을 위해 숙지해야 할 '학생 생활규정'을 노랫말로 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이번 영상은 기존 방식처럼 학생들을 모이게 해서 교사가 전달하는 틀에서 벗어나, 코로나19 현실을 반영해서 영상으로 만들었다. 학생들이 느끼기에 딱딱할 수 있는 규정을 재미있게 전달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기획 단계에서부터 교육 구성원들과 협의를 거쳤다.

'봉석이의 슬기로운 학교생활'이라는 주제로 학생생활진로안전부장(교사 노봉석)을 포함해 전 교사가 참여해 다양한 학교 상황을 설정해 직접 연기했다.

1학년 한 담임 교사는 "처음 접하는 중학교 생활이 궁금하고 걱정스러운 학생들이 이 뮤직비디오를 보고 다가올 등교 수업과 학교 생활이 기대로 가득 찼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사한 가사를 노래로 부른 2학년 한 학생은 "선생님들께서 만드신 학생 생활규정 노랫말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친구들과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싶어졌다"고 했다.

김해임호고 학생들은 감염병 예방 영상을 제작했다. 학생회가 등교 수업 시 준수해야 할 규칙을 설명하는 영상이다.

3학년 등교 수업을 하기 전 SNS로 회의를 하면서 의견을 모아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영상을 완성했다. 감염 우려가 큰 급식소 식사예절을 꼼꼼하게 안내하기도 했다.

▲ 하동 화개초교 왕성분교 학생들이 지난달 29일 학교 텃밭 가꾸기 생태체험학습을 하는 모습./하동 화개초교 왕성분교
▲ 하동 화개초교 왕성분교 학생들이 지난달 29일 학교 텃밭 가꾸기 생태체험학습을 하는 모습. /하동 화개초교 왕성분교

◇텃밭 가꾸기 체험 = 함양 안의초교, 하동 화개초교 왕성분교 등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수업을 등교 수업 이후 진행했다.

안의초교는 지난달 29일 1, 2학년 학생들과 함께 학교 화단에 있는 나무에 이름표를 달아주는 활동을 했다.

학년교육과정과 연계해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자라는 다양한 나무에 관심을 갖고 학교 속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활동에 참가한 이 모 학생은 "학교에 이렇게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지 몰랐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알게 됐다. 층층나무와 같이 신기한 이름을 가진 나무도 있어 재밌다"고 말했다.

하동 화개초교 왕성분교도 지난달 29일 전 교직원과 학생이 함께하는 초록향기 학교 텃밭 가꾸기 생태체험학습을 했다.

교직원들은 학생들이 미리 거름을 주고 밭을 일구며 직접 호미 잡는 방법, 모종을 심는 방법을 시범으로 보였다. 학생들은 교과서에 수록된 방울토마토, 고추뿐만 아니라 가지, 파프리카, 옥수수 모종을 정성껏 심었다.

6학년 김 모 학생은 "코로나19로 집에만 있다가 친구들과 함께 밭을 일구고 옥수수, 방울토마토 심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코로나19로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 내가 심은 방울토마토가 무럭무럭 자라도록 물도 주고 풀도 뽑으며 잘 가꾸겠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