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또다시 무급휴직 통보에 원 합의 따라 복귀…투쟁 규모 키우기로

STX조선해양 노동자가 노사 간 합의에 따라 순환 무급휴직 종료를 요구하며 1일 모두 출근하기로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이날 오전 11시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사업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한다고 밝혔다. 이날 STX조선지회 조합원 모두가 출근하기로 했다. 노조는 5월 31일 노사가 합의한 순환 휴직이 끝나고, 이에 따라 모두 출근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해, 투쟁 규모를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STX조선 노동자는 5월 중순부터 대표이사실과 산업은행 단장실 등을 점거하며 무급휴직 종료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STX조선은 지난 2018년 6월부터 515명 노동자를 절반가량으로 나눠 6개월씩 2년간 순환 무급휴직을 해왔다.

그러나 사측은 최근 무급휴직을 연장하겠다고 통보했다. 아울러 고정비 절감을 위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사무기술직은 6월부터 1년간 월 2주씩 휴업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현재 7척을 수주했는데, 내년 1분기 이후로는 물량이 없고, 코로나19 여파가 선박 수주에 악영향을 끼쳐 비상경영체제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 STX조선해양 노사가 합의한 2년간 순환 무급휴직 종료를 앞둔 지난 26일 한 노동자가 노조 사무실에 걸린 현수막을 바라보고 있다. /STX조선지회
▲ STX조선해양 노사가 합의한 2년간 순환 무급휴직 종료를 앞둔 지난 26일 한 노동자가 노조 사무실에 걸린 현수막을 바라보고 있다. /STX조선지회

사측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에서 생존을 위한 선택임을 이해 바란다"고 했다.

노동자 처지에서는 이미 2년간 무급으로 번갈아 쉬며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왔는데, 또다시 무급휴직을 연장하겠다고 하자 반발하려는 것이다. STX조선지회는 "노사 확약서에 '2년' 무급휴직은 분명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회는 사측이 약속을 어겼으니 애초 비공개로 합의한 노사확약서를 공개할 것도 검토하고 있다. 또 지회는 김경수 도지사에게 지역의 대규모 고용 위기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경남도청 앞에서 농성도 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사실상 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책은행으로서 고용 위기를 조장하지 말라고도 하고 있다.

산업은행 측은 무급휴직은 노사 간 합의한 것으로, 일절 관여한 적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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