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익균 기술서기관 경남도청장 영결식
무선중계소 점검 후 하산하다 순직

공무 중 순직한 소방공무원의 영결식이 유족과 동료들 눈물 속에서 거행됐다.

경남도는 고 김익균(54) 기술서기관의 영결식을 도청장으로 29일 오전 11시 도청 앞마당에서 열었다. 고인은 지난 27일 오후 여름철 낙뢰와 집중호우에 대비해 김해 신어산 소방무선중계소 점검을 하고 내려오다 심정지로 숨졌다.

이번 경남도청장은 2018년에 제정한 '경남도청장에 관한 조례'에 따라 공무상 사망한 직원에 대한 첫 장례다. 영결식은 묵념, 약력소개, 서기관 특별승진 추서, 영결사, 조사, 헌화와 분향으로 진행됐다.

장의위원장인 김경수 도지사는 영결사를 하다 목이 멨다. 김 지사는 "공무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시다 우리 곁을 떠나게 돼 일터를 책임진 사람으로서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고인의 아들, 딸에게 "아빠는 정말 훌륭한 공무원이었다"며 위로했다.

김 지사는 "청우여러분, 우리 모두는 안전해야 한다. 도민도 그러해야 하고, 우리도 그러해야 한다. 밤새워 일하고, 주말에도 일했던 이유는 우리 모두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함"이라며 "경남도가, 우리 일터가 더 안전하도록 함께 만들어 가자. 그것이 고인의 뜻을 가장 잘 잇는 길"이라고 말했다.

후배 공무원은 조사를 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멘토였다. 누구보다 따뜻한 우리의 영원한 멘토"라며 "가장 선한 사람을 왜 데려가는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동료들은 영결식 후 도청마당을 나서는 고인을 배웅했다. 1989년 공직에 발을 디딘 고인은 경남도청에서 정보통신 분야 업무를 해왔으며, 2017년 사무관 승진 후 최근에는 경남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활실 소방정보통신담당을 맡았었다. 유족은 부인과 자녀 2명이다.

▲ 경남도는 공무 중 순직한 고 김익균(54) 기술서기관의 영결식을 도청장으로 29일 오전 11시 도청 앞마당에서 열었다. /표세호 기자
▲ 경남도는 공무 중 순직한 고 김익균(54) 기술서기관의 영결식을 도청장으로 29일 오전 11시 도청 앞마당에서 열었다. /표세호 기자
▲ 경남도는 공무 중 순직한 고 김익균(54) 기술서기관의 영결식을 도청장으로 29일 오전 11시 도청 앞마당에서 열었다. /표세호 기자
▲ 경남도는 공무 중 순직한 고 김익균(54) 기술서기관의 영결식을 도청장으로 29일 오전 11시 도청 앞마당에서 열었다. /표세호 기자

<김경수 도지사 영결사 전문>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 우리는 사랑하는 가족이자, 믿음직한 동료였던 고 김익균 서기관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배웅하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난 고인의 영정 앞에서 서니, 정말 비통한 마음입니다. 공무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시다 우리 곁을 떠난 고 김익균 서기관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 여러분, 어떤 말이 위로가 될 수 있겠습니까. 아침 현관문을 나설 때, 입던 옷 그대로, 신던 신발 그대로 환하게 웃던 모습 그대로 그렇게 돌아오길 기다렸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고 김익균 서기관의 일터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저 미안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그 심정을 저도 조금이나마 알고 있습니다. 예기치 않은 이별이 얼마나 큰 아픔인지 알기에 유가족 여러분께 한없는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그리고, ○○군과 ○○양, 아빠는 정말 훌륭한 공무원이었습니다. 여기 모인 아빠의 동료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더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고 김익균 서기관님과 한솥밥을 먹으며 오랜 시간 동고동락했던 우리 청우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인은 30년이 넘는 정보통신 분야 베테랑 공무원이었습니다. 자신의 업무에 자부심을 갖고, 도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공무원이었습니다. 후배들에게는 자상하고, 동료들에게는 힘이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오늘의 이별이 참으로 아쉽고, 야속하기만 합니다. 고인의 봉사와 헌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청우여러분, 우리 모두는 안전해야 합니다. 도민도 그러해야 하고, 우리도 그러해야 합니다. 밤새워 일하고, 주말에도 일했던 이유는 우리 모두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도민과 청우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고인이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뜻이기도 합니다. 경남도가, 우리 일터가 더 안전하도록 함께 만들어 갑시다. 그것이 고인의 뜻을 가장 잘 잇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영결식이 열리는 이곳 도청은 곳곳에 고인의 추억이 담겨있습니다. 사흘 전, 현장 점검을 위해 나섰던 길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렇게 떠나보내지만 고인이 보여준 열정과 따뜻한 말 한마디는 모두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고 김익균 서기관님. 이제 모든 것 잊고 편히 쉬십시오. 고인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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