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정문화재 유실 확인
도로확장공사 때로 추정
현재 행방 아는 사람 없어

창원시 북면지역에 있던 돌장승이 사라졌다.

6~7년 전 도로공사 과정에서 없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시민의 제보가 있고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감계리 231-4, 현재 북면초등학교 옆 도롯가에 돌장승 하나가 있었다.

창원시 '디지털창원문화대전'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누리집에는 '화천리 돌장승'이라고 소개돼 있다. 연대는 정확하지 않지만 장승이나 솟대 같은 유물이 거의 없는 창원지역에 유일하게 보존된 장승이라는 설명이다. 법령으로 보호되는 등록문화재는 아니지만 보존 가치가 있는 비지정문화재다. 누리집에 따르면 장승은 너비 37cm, 두께 30cm, 높이 122cm 크기로 자연석으로 만들어졌다. 수십 년 전 화물차가 들이받아 훼손되기 전까지는 2m가 넘었다고 한다. 권세가 있는 사람도 장승 앞에선 말에서 내려야 했다거나 인근 마을 사람들이 치성을 드리곤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하지만, 현재는 온데간데없다.

▲ 돌장승 원래 모습 사진을 갖고 계신 분은 제보 바랍니다. 연락처 055-250-0140(경남도민일보). 사진은 2005년 당시 훼손된 돌장승 모습 /창원대박물관
▲ 돌장승 원래 모습 사진을 갖고 계신 분은 제보 바랍니다. 연락처 055-250-0140(경남도민일보). 사진은 2005년 당시 훼손된 돌장승 모습 /창원대박물관

시민 ㄱ 씨는 2009년까지도 멀쩡히 있었던 돌장승이 도로가 깔리고 나서 사라졌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직접 가 보니 역시 찾을 수 없었다. 돌장승이 있던 자리에는 인도가 깔려 있었다. 2차로였던 도로는 4차로로 넓어졌다.

돌장승이 언제 사라졌는지 파악하고자 포털사이트 지도를 확인했다. 2009년 3월 지도를 보면 돌장승을 확인할 수 있다. 누군가 노끈으로 사방을 둘러쳐 놓았다. 2012년 9월까지도 제자리에 있던 돌장승이 2013년 7월 시점에는 보이지 않는다. 덤불과 잡초가 무성했던 돌장승 터도 맨땅을 드러낸 모습이었다.

창원시 문화관광국 문화유산육성과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 감계개발지구 옆 도로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돌장승의 행방을 알기 위해 당시 사업부서와 담당자를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창원대학교가 제출한 문화재지표조사보고서에 돌장승 관련 내용이 있었지만 문화재청에서 따로 보존 지침을 내리지 않아 임의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역 학예사 ㄴ 씨는 "6~7년 전 일인데 시민 제보로 겨우 돌장승이 없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지난 2018년 석불상 사례와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 돌장승이 있던 자리가 인도로 변한 현재 모습. /카카오맵 로드뷰
▲ 돌장승이 있던 자리가 인도로 변한 현재 모습. /카카오맵 로드뷰

그는 이제부터라도 도시개발·건축담당부서와 문화재담당부서의 소통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부지 넓이나 등록문화재 여부와 관계없이 가장 먼저 문화재담당부서에 문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화재청은 비지정 역사문화자원 현황을 파악하려는 목적으로 올해부터 2024년까지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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