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친환경 부표 공급 예정
통영 양식장서 성능 실험 끝내

남해안 굴·멍게 양식장 등에 떠 있는 흰색 스티로폼 부표가 5년 내 사라질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해양쓰레기 주범인 양식장 스티로폼 부표를 2025년까지 모두 친환경 부표로 바꾸겠다고 27일 밝혔다.

2019년 기준 전국 양식장 부표 5500만 개 중 74%(4100만 개)가 스티로폼이다. 우리나라 연안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55%를 차지하는 스티로폼 부표는 한 달만 햇빛에 노출돼도 쉽게 바스러져 미세한 알갱이로 흩어진다. 미세플라스틱이 된 가루는 바람에 날리기도 하고 물고기가 먹기도 한다.

동아시아 바다공동체 '오션'이 2012~2014년 전국 18개 해안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를 조사해보니 세계 최고 수준이었고, 오염물질의 99%가 스티로폼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특히, 바다 경제가 지역을 일군 통영·남해안 지역은 해양 쓰레기 문제가 더 심각하다. 남해안 어민과 주민들이 부표 수거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부서져 흩어진 스티로폼을 수거·제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해수부는 2015년 '친환경 부표' 보급사업을 도입했지만, 기존 부표보다 비싸고 물이 새어들면 부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문제점을 제기하며 양식 현장에서는 스티로폼 부표를 계속 사용해왔다.

이에 해수부는 부력이 개선된 친환경 부표를 추가로 개발했다.

폴리프로필렌(PP)·폴리에틸렌(PE) 재질의 친환경 부표는 부스러짐이 없으며 재활용이 쉽고 수명도 8~10년으로 길다. 이 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통영 굴 양식장 4개소에서 성능 실험을 마쳤다.

해수부는 지난해보다 2배 많은 70억 원 예산을 확보해 올해 하반기부터 친환경 부표를 전국 양식장에 보급하고, 2025년까지 모든 양식장의 스티로폼 부표를 없앤다는 계획이다. 또 해수부는 중장기 방안으로 2030년을 목표로 플라스틱을 아예 쓰지 않는 차세대 친환경 부표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해수부는 환경단체·소비자단체 등 시민사회와 함께 친환경 부표의 품질을 검증하는 '열린소통포럼'을 세 차례에 걸쳐 어업 현장에서 개최했다.

열린소통포럼에 참여한 지욱철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의장은 "스티로폼 부표의 경제성·효율성·편리성을 포기하지 못한 어민들이 20년이란 세월을 거치며 해양 쓰레기 문제를 공동의 문제로 인식했다. 다소 불편함이 있어도 이를 수용하고 공동 노력하기로 결의한 양식장 어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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