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공동모금회 50억 원 모금…소액기부 20억 달해
복지시설·방역사업·소상공인 자활기업 등에 지원

코로나19로 자신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전해달라는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초기에는 고액·기업 중심이었던 기부가, 시간이 지날수록 소액·개인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는 도민이 낸 성금을, 도민을 위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쓰겠다고 강조했다.

공동모금회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올해 2월 24일부터 5월 25일까지 1154건(50억 8899만 원·현물 포함) 기부를 받았다.

이 가운데 1000만 원 이하 소액 기부가 976건(84.5%)이다. 금액으로는 19억 7515만 원에 달한다.

3개월간 코로나19 특별모금 50억 원은 지난 한 해 모금(189억 원)과 비교하면 26% 수준이다. 특성상 연말연시에 모금이 집중됐던 것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 지난 4월 28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코로나19 2차 긴급 구호지원으로 도내 사회복지시설·기관 223곳에 마스크 5만 5629장 등을 나눠주는 행사를 열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 지난 4월 28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코로나19 2차 긴급 구호지원으로 도내 사회복지시설·기관 223곳에 마스크 5만 5629장 등을 나눠주는 행사를 열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도민에게, 투명하게 = 코로나19 특별모금 가운데 9420만 원은 도내 18개 시군 지역아동센터 264곳에 급식·간식비로 배분됐다. 지난 3~4월 도내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청소년 6700여 명이 급식·간식을 지원받았다. 지역아동센터는 사회적 취약계층 아동에게 방과 후 돌봄 등 보호·교육, 건전한 놀이·오락 등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또 지난 4월에는 도내 사회복지시설·기관 223곳에 마스크 5만 5629장과 7600만 원어치 손 세정제를 전달했고, 앞서 3월에도 5000만 원어치 소독제를 전달했다.

이처럼 경남지역 코로나19 특별모금은 말 그대로 '도민'에게 쓰인다.

공동모금회는 '코로나19 특별모금' 가운데 43억 116만 원(223건)을 이미 배분했다. 12억 4278만 원(8건)에 대해서는 해당 사회복지시설에 배분할 예정이며, 나머지 6억 6354만 원은 관련 사업계획서를 받아 검토 중이다.

도내 각 지역 사회복지시설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아 검토한 후 성금을 배분한다. 곧바로 현금으로 배분하는 게 아니라, 마스크·손소독제 등 물품이나, 방역사업, 각종 지원 프로그램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한다.

나중에 사업평가와 회계평가를 거쳐 배분금이 적절하게 쓰이지 않으면 주의·경고 등 조치를 하고 환수하기도 한다.

공동모금회 배분사업팀 관계자는 "배분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사용하거나 받으면 재판까지 가서라도 반드시 돌려받아낸다"고 말했다.

◇나눔은 또 나눔으로 = 나눔은 다시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9일 한 50대 자영업자는 공동모금회에 1000만 원을 내놨다. 그는 건물주가 '착한 임대인 운동'으로 2개월 치 임대료 가운데 100만 원을 삭감해주자, 고마움을 다른 이에게 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그분께서는 자신도 예상치 못한 나눔을 받아 고마웠다며, 고마운 마음을 나누고자 기부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고생하는 많은 의료진을 위해 경상남도의사회에 필요한 지원을 해달라며 성금을 맡겼다"고 전했다.

또 도내 14곳 교민회원들도 모금운동을 벌여 공동모금회에 성금을 전달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자신들이 어려울 때 도와준 한국 사람이 어려울 때 외면해선 안 된다는 이유로 성금을 전해왔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보편' 복지로 = 공동모금회는 사실상 '선별적' 복지를 지원하는 단체다. 평소 가정형편이 어려운 취약계층 어린이나 노인을 지원하는 사업을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달랐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모두에게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특별성금은 기존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방역작업이 필요한 소상공인 등에게도 지원됐다.

공동모금회 배분사업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소상공인 지원 대책이 화두였다. 경남모금회는 전국 최초로 사회복지계 소상공인인 자활기업을 지원했다"며 "또 기부자의 뜻에 따라 대구 한 임대아파트 홀몸 노인을 지원하면서, 주변 소상공인과 연계해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게 했다. 노인과 소상공인을 함께 지원했다"고 말했다.

강기철 회장도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보편적 복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강 회장은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소득하위 50%냐 70%냐 등 대상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할 때, 비교적 형편이 나은 이는 재난지원금을 안 받고 기부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김경수 경남도지사께 모든 이에게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며 "100원을 내놓으면 150원어치만큼 마음이 따뜻해진다. 나눔의 확산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분명히 자신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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