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은 거창한 무대와 관객이 운집해야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개성이 표출되기에는 마땅한 무대가 아닌 노천이면 더 좋을 수도 있다. 특히 오늘날 문화 향유의 경향은 무거움보다는 편안함이다. 거창한 담론으로서의 작품 세계도 필요하지만 작가와 관객이 더 가까이 만날 수 있고 그런 형태가 많으면 그것이야말로 문화 융성인 것이다. 그런데 경남지역에서 그런 작은 문화예술의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작은 감동이 크게 울릴 수도 있기에 더욱더 반갑다.

작지만 소중한 시도의 특징은 수익이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표현할 수 있는 장이 있다는 것은 예술인에게는 소중한 것이다. 관객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시도들이 쌓이고 쌓이면 문화예술의 장은 그만큼 넓어지고 보다 많은 예술을 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진주문고에서는 진주지역 젊은이들이 '타이니 데스크 인 진주'라는 제목으로 깜짝 재즈공연을 했다.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되기도 한 이날 공연은 작지만 예술의 향기가 넘치는 것이었다. 미국 공영라디오에서 제작하는 음악 채널이 원조인데 사무실 등 작은 공간에 무대를 설치하여 공연한다. 진주문고의 서가 사이에서 있었던 이날 음악회는 비록 공간도 좁고 관람객도 얼마 되지 않았으나 책 향기와 더불어 멋진 공연이 되었다. 반향이 좋은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가 있길 바란다. 창원에서도 창원대 기숙사 후문 쪽 '갤러리 로그캠프' 전시가 있었다. 2017년 창원대 미대 출신 젊은 작가들이 마련한 대안공간이다. 그동안 꾸준한 전시회가 있었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이야'라는 전시 공지처럼 젊은 예술의 열정이 가득해 보인다.

이처럼 작은 예술의 장이 많아지면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표현의 장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고 나아가 지역 문화예술을 한 단계 도약게 할 수 있다. 이번 두 곳의 예는 경남 예술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을 수도 있다. 관심이 있어도 무대를 일부러 찾기 어려운 현대인들에게는 이런 방법들이 훨씬 신선해 보이기까지 한다. 예술인들의 활동 무대를 넓혀주면 그만큼 경남 예술도 활발해질 것이다. 이번 기회에 더 많은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