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생활 패턴이 바뀌어 버렸다. 나에게만 찾아온 고통은 아니지만 그래도 봄의 향연을 한껏 즐기지 못하게 됨에 따른 아쉬움은 누구나 마찬가지리라.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는 이웃에 사는 일곱 명의 벗이 가끔 만나서 식사를 했다. 우리는 진해구청 부근 광석골을 오르면서 건강관리를 한다. 고희를 넘긴 우리는 함안이나 마산에서 태어나 주로 마산에서 경제활동을 하였다. 마산은 1960년대 전국에서 일곱 번째로 큰 도시였다. 그곳에서 부대끼며 살아온 청춘 시절에는 봄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겨를이 없었다. 우리는 생업을 위해 휴일도 없이 달을 보면서 출근하고 별을 보고 퇴근하는 생존의 연속이었다. 젊은 날 우리의 인생길은 거침없는 열차처럼 마냥 달리기만 하였다. 너무 고생을 많이 한 탓인지 대부분이 50대에 건강을 잃고서야 하는 일을 접었다. 이제는 삶의 여정에 쉼표를 찍고 진해에서 만났다.

우리는 평소 메신저방에서 사진이나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세상소식을 접한다. 메신저방에 '동민 여러분 문화마당에서 만나 의논해서 식사하러 갑시다'라고 하면 아무런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다. 그런 벗이 있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축복이다. 문화마당은 예전에 나의 전기공사 사업장이었고 지금은 상가로 진화한 곳이다. 이곳은 우리가 수시로 만나는 공간의 고유명칭이 된 셈이다. 상가 1층에는 은행이 있고 또 빵을 만들어서 음료와 같이 제공하는 카페가 있다. 2층에는 학원과 베트남음식점이 있다. 최근까지 사업장마다 번성하여 종업원도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요즘은 최저임금 인상에다 코로나19마저 겹쳐서 점포마다 손님이 한산하다. 나는 선제적으로 임대료를 어느 정도 낮추어 받기로 하였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동민 여러분'을 애타게 불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평소 지병이 있는 사람이 많기에 몸조심 하느라고 잘 모여지지 않는다. 각자 집에서 식사를 한다. 그래도 무료함을 달래려고 부지런히 광석골로 오르내리면서 나름대로 건강을 유지하는 모양이다.

코로나19가 퇴치된 이후에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세대가 동참해야겠지만 특히 연금 생활자와 쌈짓돈에 여유가 있는 노인들도 국가 경제 활성화에 동참하면서 먹고 싶은 것 찾아서 외식을 자주 하는 것이 좋겠다. 대한민국 노인세대여, 건강을 위하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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