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위생수칙 신신당부
학생들 차분히 교사 안내 따라
교실서도 줄서기도 거리 두기
희망자는 급식 없이 바로 하교

27일 유치원생, 초1∼2, 중3, 고2 학생도 코로나19로 개학이 미뤄진 지 87일 만에 첫 등교했다. 지난주 20일 우선 등교를 시작한 고3과 달리 어린 학생들의 등교에 학교, 학부모도 모두 걱정이 컸다. 하지만, 이날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만반의 준비를 하고 등교 수업에 힘을 보탰다.

이날 오전 8시 창원 대암초에는 이른 시각에도 학생 한두 명이 먼저 학교에 도착했다. 1, 2학년은 각각 3개 반씩 있다. 2학년 김려현 학생이 가장 먼저 교사들의 안내를 받고 교실로 들어섰다. 김 양은 "드디어 학교 와서 좋아요"라며 미소 지었다.

8시 30분 이후 9시까지 학생들이 가방을 메고, 실내화가 든 보조가방을 들고 잇따라 학교에 왔다. 아치형으로 된 환영 풍선을 통과한 후 교사들의 안내에 따라 안내선이 놓인 대로 간격을 띄워서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했다.

▲ 2차 등교 수업일인 27일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 대암초등학교 교문에서 한 어머니가 등교하는 아이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2차 등교 수업일인 27일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 대암초등학교 교문에서 한 어머니가 등교하는 아이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마스크 착용 필수 = 학생 중에는 보건용 마스크를 쓰고 안면보호대 '페이스 실드(face shield)'까지 착용한 이도 있었다. 학생 어머니는 "너무 불안해서 안면보호대까지 준비했다. 손소독제도 가방에 넣어주고 수시로 챙겨 바르라고 했다"며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했다.

학생들은 띄엄띄엄 서서 기다리는 동안 교문 밖에 있는 학부모와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교문 밖에서 무리를 지어 서서 학생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한 학부모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1학년 학부모인 강 모(40) 씨는 "개학 연기 기간에 어디에서든 아이와 내내 함께 붙어서 지냈다. 오늘 처음 떨어져서 지내게 돼서 걱정이 많다. 오늘 첫 등교여서 교실은 한번 가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교문에서부터 막혔다"며 눈물을 흘렸다.

학부모들은 1∼2학년 자녀에게 생활 속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등을 계속해서 설명했다고 했다.

1학년 학부모 이옥(33) 씨는 "아이에게 꼭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손 씻기, 거리 두기도 꼭 지켜야 한다고 계속 알렸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사전에 학부모로부터 교육을 받고, 학교 원격수업 시간 등을 통해서 지켜야 할 수칙 등을 안내받았기 때문인지 큰 어려움 없이 교사들의 안내를 잘 따랐다.

1학년은 이름이 적힌 목걸이 명찰을 받아서 각자 목에 걸었다.

▲ 대암초 1학년생들이 교실에서 담임선생님을 만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대암초 1학년생들이 교실에서 담임선생님을 만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안면보호대를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안면보호대를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거리 두기 = 교실로 들어선 학생들은 시험대형으로 일자로 놓인 책상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인하고 자리에 앉았다. 학급당 인원이 20명을 넘는 학급은 교실에 있던 책장 등을 교실 밖으로 치웠다.

1학년 1반 노해린 교사는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에 체육복을 주문했다. 이때 확인한 키, 몸무게를 고려해서 자리 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1교시 첫 수업은 학교 내 시설 안내로 시작됐다. 학생들은 간격을 두고 나란히 줄을 서서 화장실이 어디인지 다녀왔다. 이날 급식소 등도 안내받았다. 급식소는 칸막이가 설치됐고, 학생들이 지그재그로 간격을 두고 앉게 마련됐다. 일부 학부모들은 감염 우려 등으로 학생에게 급식을 제공받지 않고 곧바로 하교하도록 조치했다.

김정숙 교감은 "쉬는 시간에는 생활지도 도우미가 학생들을 지도한다. 방역 전담 도우미는 하교 후에 이용했던 교실 등을 소독한다. 보건실 옆 보건교육실을 일시적 관찰실로 두고 전담교사를 배치하기로 했다. 등·하교 시간, 수업 시간, 쉬는 시간, 급식시간을 학년별로 다 차이를 두고 학생들의 동선이 최대한 겹치지 않게 했다"고 말했다.

학교 병설유치원은 이날 오전 10시 입학식을 하면서 첫 등원 수업을 했다. 고운반(12명), 다정반(8명) 2개 반 학생들은 자신의 이름이 부착된 좌석에서 교구를 이용해서 놀이를 했다.

이종훈 교장은 "학생들이 최대한 마스크를 벗지 않게 지도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한 결과 잘 착용해왔다. 교육부가 교내 등교 인원이 전체 학생의 3분의 2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면서 매일 등교하려다 격일, 격주 등교 등을 다시 논의하고자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창원 대원초 등굣길에서 '반갑다 얘들아' 응원 문구를 옷에 착용하고 학생들과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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