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남본부 신용카드 분석…역외소비율 57%·소비유입 21%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전국 규모 온라인 쇼핑업체 유치 필요

경남도민이 수도권 등 타 지역에서 소비하는 비중이 증가하면서 경남지역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온라인을 통해 소비하는 비중이 증가하자 실적이 본사 소재지(주로 서울 등 수도권)에 집계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산업 경쟁력을 높여 소비 유입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개인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를 토대로 경남지역 소비 행태, 역외 소비 유출입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지난 2019년 경남지역(가맹점 기준)에서 결제된 개인 신용카드 금액은 16조 6000억 원으로 전국 개인 신용카드 결제금액의 3.1%를 차지하며 16개 시·도 중 4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경남지역 거주자가 타 지역에서 소비한 비중(역외소비율)이 57.2%로 상승 추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신한·하나카드 이용자를 분석한 것으로, 온라인 쇼핑 증가 등 소비 행태가 변화하면서 서울(37.2%), 경기(5.9%) 등 수도권에서 소비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역외소비율이 높은 업종은 가전(71.8%), 숙박(62.6%), 유통업 영리(62.1%) 등으로, 역외소비액 규모로 보면 유통업 영리가 전체 30.6%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전국적으로 역외 소비가 증가한 가운데 경남지역은 2.3%p 늘어 서울을 제외한 전국(1.6%p)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이에 반해 경남지역 결제금액 중 지역 외 거주자가 소비한 비중(소비유입률)은 21.6%에 그쳤다. 신한·하나카드 이용자를 분석한 것으로, 업종별로 숙박(68.8%), 레저업소(41.5%), 용역서비스(28.5%) 순으로 소비유입률이 높았다. 소비유입액 규모로 보면 요식업소, 유통업 영리, 연료 판매, 의료기관 순으로 관광 관련 업종에서 소비 유입이 높았다.

경남지역 소비유입률은 21.6%로 서울을 제외한 전국(30.8%)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으로부터 소비를 이끌어낼 특화 서비스업이 부재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 경남본부 기획조사팀 박종세 과장은 "온라인 쇼핑 증가 등 소비 행태가 빠르게 변화하는 점을 감안해 역외 소비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경남지역 역외소비율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지만 소비유입률은 매우 낮은 수준을 보여 역외 소비 유출이 상당히 큰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역외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 박 과장은 관광산업 등 지역 서비스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과장은 "관광상품 마케팅 강화, 주요 관광시설 연계 시스템 구축, 여행·숙박업 등 관광사업체 지원책 마련 등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제 혜택, 입점 부지 제공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전국 규모의 온라인 쇼핑업체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도 한 방법. 'e경남몰'을 모범 사례로 해 농수산품·공예품뿐 아니라 지역 공산품 등 지역 생산품 온라인 판매 확대를 유도하고 지원하는 것도 제시됐다.

박 과장은 "온라인 외에도 메가 쇼핑몰 등이 들어서면 타 지역 관광객 방문을 통해 음식·숙박·유류 등 소비 파생효과가 있으므로 유치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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