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생물 보전 토론회 개최
혼획 방지·관광 활용 등 제시
군, 협의체 구성해 방안 마련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정된 고성군 상괭이 해양 생물 보호 구역을 합리적으로 보전하려면 상괭이 실태 조사에 따른 체계적인 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육근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환경실장은 27일 오후 2시 고성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해양 생물 보전 코리아 네트워크 허브 구축 심포지엄(토론회)'에서 "상괭이는 고성 바다의 건강성을 상징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육 실장은 이날 해양 생물 보호를 통한 지역 브랜드 발전 모델 확보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상괭이 보호 구역 보전 조치로 그물 등 혼획 방지와 생태 서식 실태 조사가 우선돼야 한다고 짚었다.

또 고소음을 유발하는 선박 이동을 제한해 안정된 상괭이 서식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상괭이 생태 관광 활용 전략으로는 연안 관광 시설 확보, 상괭이 관찰용 선박, 관광 체류 시설 조성 등을 꼽았다.

상괭이 보호가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주민 혜택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최덕림 지방자치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고성 앞바다를 상괭이 놀이터로 만들어 생태 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상괭이를 왜 보호해야 하는지 그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그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 27일 오후 2시 고성문화체육센터에서 해양 생물 보전을 위한 코리아 네트워크 허브 구축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동열 기자
▲ 27일 오후 2시 고성문화체육센터에서 해양 생물 보전을 위한 코리아 네트워크 허브 구축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동열 기자

이어 순천만 습지 보호 사례를 예로 들며 상괭이 해양 생물 보호 구역을 상괭이 눈높이로 보호·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란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해양보전팀장은 해양 포유류 보전의 국제적 추세를 바탕으로 상괭이를 살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팀장은 "지역사회와 함께하지 않는 자연 보전은 실패한다"며 지역 주민이 동참하는 상괭이 보호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괭이가 안강망이나 자망, 트롤(저인망) 어업으로 혼획돼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며 "혼획·서식지 파괴·기후 변화 등 위해 요소를 파악해 혼획 줄이기, 서식지·해양 환경 보전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성군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상괭이 보호 구역의 체계적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생태 관광 활성화와 국제 교류 협력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관계 기관 등과 함께 '상괭이 해양 생물 보호 구역 정책협의체'도 구성할 예정이다.

한편, 고성 하이면 덕호리·덕명리 인근 연안(약 2.1㎢)은 멸종 위기종인 상괭이 서식지 보전 등을 목적으로 지난해 말 전국 최초로 상괭이 해양 생물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최근 남해안에서 상괭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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