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등교 개학 준비 현장 '긴장감'
발자국 표시·열화상카메라·교실 재배치 등 분주

경남은 예정대로 27일 1단계 등교수업을 시작한다. 서울 강서구 지역은 한 유치원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지역 일부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등교 일정이 다음 주로 연기됐다. 하지만, 경남 지역은 등교수업을 앞두고 유·초·중·고 학생 확진자 등이 발생하지 않아 등교수업을 그대로 진행한다.

27일 초등학교 저학년, 유치원 첫 등교를 앞두고 교육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고3 학생들 우선 등교 이후 이날에는 유치원생, 초1∼2, 중3, 고2 학생이 1단계로 등교를 한다. 학교마다 등교 수업 준비에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가득했다.

▲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용지초등학교에 부착된 등교 방향 안내 발자국 표시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용지초등학교에 부착된 등교 방향 안내 발자국 표시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용지초등학교 현관 앞에 설치된 일시적 관찰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용지초등학교 현관 앞에 설치된 일시적 관찰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교문에서 교실까지 = 26일 창원 용지초등학교를 찾아 등교 수업 준비 상황을 확인했다. 용지초는 전교생 170여 명 규모다. 학년마다 1∼3개 반을 두고 있다. 학급당 인원은 보통 13∼17명 정도다. 27일 등교하는 1학년은 1개 반 22명, 2학년은 2개 반 15명씩 30명이다. 학급 인원이 20명을 넘는 1학년은 교실보다 공간이 더 넓은 특별실로 이동해서 수업을 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교실로 들어오는 길은 단일화했다. 정문을 막고, 후문을 열어둬서 학생들이 후문을 통해서 교실로 오게 만들어뒀다. 학부모들은 중앙현관까지 들어올 수 없고 후문 입구에서 학생들과 인사를 나눠야 한다. 학생들은 가장 먼저 배움터 지킴이실에서 교사를 만나게 된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학교 야외 장미터널을 따라 1m 간격을 유지하면서 중앙현관으로 이동하게 된다. 교직원들이 학생들이 간격을 유지할 수 있게 발자국 표시를 해뒀다.

특히 학교에 처음 오는 1학년은 지킴이실 뒤편에 있는 기다란 의자에 간격을 두고 앉아있으면, 대기하던 교사가 학생들을 인솔해서 중앙현관까지 안내할 예정이다.

18명 학교 병설유치원생들은 초등학생이 등교를 마친 이후에 시간을 달리해서 같은 방향으로 유치원 교실로 향한다. 첫 등원을 하는 유치원생 부모들은 교실 끄트머리에 있는 인터폰을 누르고 중앙현관에서 아이를 교사에게 인계한다.

학생들은 중앙현관에서는 모두 간격을 두고 서서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 점검을 하고 교실로 가게 된다. 이상 증세가 있는 학생은 현관 입구에 설치한 일시적 관찰실에서 대기하면서 문진 등을 하고 부모를 기다리게 한다.

2학년은 자기 반으로 가서 일자형으로 배치된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1학년은 특별실인 도서실에서 수업을 하게 됐다. 도서실은 수업을 위해서 책 정리 등을 했다. 책상 간격은 널찍하게 벌렸다.

▲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용지초등학교 현관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용지초등학교 현관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책상이 멀리 배치된 용지초등학교 1학년 교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책상이 멀리 배치된 용지초등학교 1학년 교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수업과 급식 = 혹시나 학생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수업시간, 쉬는 시간은 학급별로 세심하게 조정했다. 1, 2교시를 붙여서 수업하되, 수업 시작 시간과 마치는 시간을 달리했다.

점심시간도 학급별로 다 다르게 배치했다. 기존 점심시간이 낮 12시 30분에서 오후 1시 30분까지였는데, 이제는 12시부터 1시 30분까지 학생들이 최대한 접촉하지 않게끔 시간표를 짰다. 급식소에도 칸막이를 설치하고, 좌석마다 지그재그로 앉도록 준비를 했다.

급식소 영양사는 "첫날 급식은 최대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준비했다. 기존에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추가 배식대가 있었지만 감염 예방 차원에서 사용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덕인 교장은 "최대한 학생들이 거리를 유지하면서 생활할 수 있게 등교시간, 수업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학급별로 다 다르게 계획했다. 특히 점심시간에 교사는 급식소에서 급식지도를 하고, 식사를 빨리 마친 학생은 복도 등에서 서로 접촉하지 않게 층마다 직원이 학생들을 지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교는 애초 전교생 모두 매일 등교수업을 하려고 했지만, 교육부가 교내 등교 인원이 전체 학생의 3분의 2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면서 다시 격일, 격주 등교를 논의하고 있다.

▲ 칸막이를 설치한 급식소.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칸막이를 설치한 급식소.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격일·격주 등교 = 경남도교육청은 초등학교는 대다수가 격일, 격주 등교 수업을 하면서 원격수업과 병행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중·고등학교는 전체 학년이 등교하는 시점에 맞춰서 격일, 격주 등교 등을 준비하고 있다.

도내 유치원 668개원(사립 유치원 249개원, 공립유치원 419개원)은 분반 등을 통해 25명을 넘지 않도록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박종훈 교육감은 '안전한 등교수업이 성공해야 코로나19 극복은 완성된다'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박 교육감은 "학교는 충분한 방역 물품을 확보하고, 학생 동선을 고려한 학교 방역 체계를 마련했다"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 위생 수칙을 지키고, 생활 속 거리 두기, 다중이용 시설 출입 자제를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지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