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지원사업 통해 의령에 정착한 귀농인
가장 큰 성공비결 '지역사회에 녹아들기'

"평소 농촌 생활에 동경이 있었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기회라 판단해 귀농했다. 현재 생활에 만족하며 이제는 지역을 위해 우리가 뭘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최근 항노화 지원사업 우수사례로 만난 의령착한농장 설영수(44) 대표의 말이다. 그는 경남에서 가장 번잡하다는 창원 상남동을 떠나 '조용한 마을'인 의령군 유곡면으로 7년 전 이주했다. 이들의 귀농은 사실 모험이었다. 사회생활이 한창이던 30대에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간다는 건 쉽지 않았다. 공부가 한창인 자녀 학교도 그렇고, 먹고살 돈벌이 등 걱정 아닌 게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우연히 본 버섯의 매력에 빠져 귀농을 결심했고, 의령군과 경남테크노파크 등 지원기관의 지원 덕분에 작지만 알찬 기업을 꾸리고 있다.

또 다른 귀농인인 청아수석곤충나라 김동재 대표도 의령군에 정착 후 도시에서의 삶보다 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수석 수집이 취미였던 그는 평생 모은 수석 3만 점을 가지고 농촌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수석 아저씨로 불렸지만 지금은 곤충 아저씨로 더 유명하다. 아직은 흔하지 않은 식용곤충을 사육하는 그는 애벌레를 키우고 이를 활용한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김 대표도 의령군 항노화 지원사업을 받아 식용곤충 분말이 들어간 누룽지와 두부 개발에 성공했다.

두 명의 귀농인의 성공 비결은 '지역 속으로'였다. 설 대표는 착한농장이라는 명칭 앞에 아예 의령을 넣어 '의령착한농장'이라는 상호를 쓰고, 만드는 제품에도 지역 농가들이 생산한 양파와 우엉, 연근 등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또한, 블로그를 운영하며 지역을 알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설 대표는 "우리 농장의 목표 중 하나가 지역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이라며 "올해 안으로 지역의 이주여성을 직접 채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지역에서 마당발로 통한다. 행사나 잔치가 있으면 귀농·귀촌인을 불러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귀농인들이 생산한 제품을 알리는 목적도 있지만, 그보다는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판매하는 누룽지는 오로지 의령군에서 운영하는 토요애 쇼핑몰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 등을 활용하면 판매량이 늘 수도 있지만, 제품 개발부터 지원해 준 의령군에 대한 의리 때문이다.

삭막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을 벗 삼아 여유로운 전원생활은 많은 사람의 로망이다. 하지만, 준비 없이 무작정 귀농했다가 실패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사례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귀농인에게 지역사회와 상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귀농인 가운데 14.5%가 선입견과 텃세 등으로 마을 주민과 갈등을 경험했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두 명의 귀농인을 만나면서 슬기로운 귀농생활의 첫걸음은 바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녹아드는 것임을 느꼈다. 이들 귀농인이 지역과 상생하며 승승장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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