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 위안부 이용 주장에
"일관되게 위안부 인권 운동
포괄적 의미로 '정신대'사용"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지난 25일 2차 기자회견에서 "30년 동지로 믿었던 이들에게 당혹감과 배신감, 분노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준비한 문건을 읽지 않고, 격앙된 발언을 이어간 이 할머니 주장에 대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는 같은 날 설명자료를 냈다.

◇정대협은 정신대피해자 단체인가 =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요지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연의 전신·이하 정대협)가 30년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 할머니는 "정신대대책협의회면 공장 갔다 온 할머니들(정신대)로 해야 하는데, 빵으로 비유하면 공장 갔다 온 할머니를 밀가루 반죽으로 빚어놓고, 속에는 '위안부'를 넣었다"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정대협에 이용당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대협이 발족한 1990년에는 정신대와 '위안부' 개념이 명확하지 않았고, 일본군 피해를 규명하고자 한 운동단체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로 정신대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일본군이나 일본정부에서 위안부라는 용어를 널리 사용한 것과 달리 일제시기 조선에서 위안부란 용어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였다. 해방 이후에도 한국에서는 '정신대'라는 용어가 위안부보다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그 이유는 일제시기부터 1990년경 위안부 문제 제기 이전까지, 식민지적 특성과 가부장성 등에 의해 위안부 동원 과정이나 실상이 왜곡 은폐되었던 것과 관련이 있다. 여성운동단체에서도 1990년대 전반까지는 정신대와 (종군·군)위안부라는 용어를 함께 사용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인용)

위안이라는 말 역시 가해자인 일본이 사용하는 말로, 우리는 소위, 이른바라는 의미를 나타내고자 위안부에 따옴표를 붙여 '위안부'라고 표시하고 있다. 오히려 피해 실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용어로 '성노예'를 쓰고 있다. 하지만, '성노예'가 모욕적일 수 있어 피해 할머니를 지칭하는 말로는 쓰이지 않고 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에)내가 왜 성노예냐. 그 더러운 성노예 소리를 왜 하냐고 하니까 미국 사람 들으라고, 미국 사람이 겁내라고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정대협은 일관되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해 활동해온 단체다. 활동가들은 혼동하지 않으며, 정대협에 포함된 정신대는 운동의 역사적 산물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기억연대의 회계 의혹을 제기하고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을 강도 높게 비판한 가운데 26일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앞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기억연대의 회계 의혹을 제기하고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을 강도 높게 비판한 가운데 26일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앞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증언 채록은 없었나 = 이 할머니는 또, 정대협이 그동안 할머니들의 증언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대협이라고 해놓고는 할머니들 앉혀서 증언 한 번 받은 적 없다. 1993년도부터 책을 6500원에 파는 것을 봤다. 그래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책은 정대협과 한국정신대연구소(당시 한국정신대연구회) 공동저작물인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 위안부〉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당시 연구원들이 참여해 증언 채록이 이뤄졌고, 이 할머니 증언은 증언집 1집에 수록돼 있다.

서은경 한국정신대연구소 전 연구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할머니 스스로 인권운동가라고 말하며 30년을 여성인권 운동에 동참했다. 모금한 것 다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고, 할머니 증언을 제대로 기록한 적 없다고 말하니…. 정의연은 전쟁과 여성, 인권운동단체이고 할머니들은 당신 스스로 이 운동에 동참하거나 할머니가 원치 않으면 동참하지 않을 권리 또한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모금을 하고도 할머니들에게 밥도 안 줬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어느 날 농구선수가 모금한 돈을 받아오기에 당연한가 보다 했는데 부끄러웠다. 윤미향에게 '때가 늦어 배가 고픈데 맛있는 것 사 달라'고 하자 윤미향이 '돈 없다'고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시민단체는 모금한 돈으로 개인이 밥을 먹자 하면 지출할 수 없는 구조다. 그렇게 기부금을 쓰면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