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때부터 전술 적응 어려움
'전력 외'분류됐다 벤치 복귀
주축 선수 부상 속 운용 가능성

경남FC 설기현 감독은 지난 1월 태국 전지훈련 당시 일찌감치 룩 카스타이흐노스를 전력 외 선수로 분류했다. 피지컬 훈련에는 참가시켰지만, 전술훈련에서는 배제했다. 심지어 지난 2월 남해에서 벌어진 2차 전지훈련 당시에는 비주전으로 분류된 젊은 선수들과 함께 함안 클럽하우스에 머물 정도로 철저하게 팀 훈련에서 배제되는 모습이었다.

그런 룩이 지난 24일 FC안양과 '하나원큐 K리그2 2020'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벤치에 앉았다. 비록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설 감독의 생각이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룩은 지난달 30일 울산대와 연습경기에서 오른쪽 사이드 윙으로 출전해 60여 분을 소화했다.

일단 설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따른 전술 운용에 룩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하성민과 박창준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 '특급 조커' 배기동도 근육에 무리가 가 안양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룩이 오른쪽 윙에서 설 감독의 전술을 실행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 경남FC 룩.  /프로축구연맹
▲ 경남FC 룩. /프로축구연맹

경남은 룩을 비롯해 우로스 제리치, 닉 안셀 등 외국인 선수 3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설기현 전술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안셀은 중앙수비수로 이광선과 짝을 이뤄 출전한다면 수비라인을 훨씬 탄탄하게 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은 폼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아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설 감독 처지에서는 제리치와 룩 활용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둘 다 다른 선수들과 연계에는 약한 모습이다. 빌드업과 유기적 연계를 통한 공격 전개를 선호하는 설 감독 전술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나마 제리치는 큰 신체조건을 이용해 피지컬로 버텨줄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지난 서울이랜드전과 안양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그리고 안양전에서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만들어내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반면 룩은 빠른 돌파 속도와 개인기를 통해 상대 진영을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선수다. 하지만 설 감독이 아직도 "룩은 내 전술과 맞지 않는다"(24일 안양전 종료 후 기자회견)고 말할 정도로 팀 전술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제리치의 피지컬이냐 룩의 개인기냐는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긴 하다. 상대 팀에 따라 이 두 선수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면 설 감독 전술에서 선택지는 훨씬 다양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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