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아트홀 건물 통째로 구입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새단장
부족액은 모금·출자로 충당

진주 극단 현장은 연극 극단으로서는 꿈같은 일을 벌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꿈을 시민의 힘을 빌려 완성하고자 한다.

지금 현장은 극단 전용 공연장 현장아트홀이 입주해 있던 건물 자체를 통째로 사들여 지역민을 위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기존 건물을 아예 싹 뜯어고쳐 콘서트를 위한 작은 공연장, 카페를 겸한 전시장, 공유 사무실 공간을 들일 예정이다. 6월 말까지 단장을 끝낼 생각으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임대료를 걱정하던 극단이 건물주가 되는 일이니 단원들로서는 가슴 벅차고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 빚을 내서 하기 때문에 앞으로 감당해야 할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현장아트홀 건물은 원래 진주에서 유명한 영화관 '동명아트홀'이었다. 복합상영관 시대가 열리며 극장이 문을 닫자 극단 현장은 3, 4층을 전세 내고 지금까지 힘들게 운영해 왔다. 그러다 원도심 쇠퇴를 견디지 못한 건물주가 건물을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새 둥지를 찾아야 할지도 모를 위기에서 현장은 자신들이 직접 건물을 사들이기로 했다.

▲ 진주 극단 현장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로 꾸미고 있는 현장아트홀 건물 내부. /이서후 기자
▲ 진주 극단 현장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로 꾸미고 있는 현장아트홀 건물 내부. /이서후 기자

건물을 사들이고 수리하는 데 15억 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10억여 원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도시재생기금 융자를 받았다. 나머지 5억 원 중 절반은 현장 단원들이 힘을 모아 마련했다. 남은 2억 5000만 원을 처음에는 지역의 우호적인 재력가에게 투자를 받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다들 사정이 마땅찮았다. 고민 끝에 마련한 게 시민 모금과 무이자 출자 프로젝트 '파란만장 백만대군'이다. '파란색(만 원짜리) 1만장을 모아 1억을 모금하고, 무이자로 100만 원씩을 출자해주시는 많은 분들(대군)을 모으겠다'는 뜻이다.

극단 현장이 이런 뜻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알리자 반응이 왔다. 현장 후원 회원은 물론 얼굴도 모르는 관객들도 모금에 참여했다.

"아이들에게 진주에서도 연극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뺐고 싶지 않아 마음을 보탭니다." 극단 현장이 공개한, 동참한 이가 보낸 메시지다.

현장이 하는 공연을 자주 봤다던 관객은 모금 100만 원과 출자 100만 원을 동시에 하겠다며 연락을 해오기도 했다. 이런 반응에 현장 단원들도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하지만, 비용을 충당하려면 금액을 더 모아야 하기에 석 달 정도는 파란만장 백만대군 프로젝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장이 만드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을 위한 모금과 출자 문의는 극단 현장(055-746-7411)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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