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7년차 부부 느타리버섯 경쟁력 위해 가공식품 제안
군·경남TP 지원으로 제품 개발해 기업·브랜드 성장시켜
고되지만 균상재배 고집·사회공헌 위한 일자리 창출 꿈

'항노화 산업 메카'를 꿈꾸는 의령군은 지난 2007년부터 영세한 항노화 기업을 응원하고자 '의령 항노화산업 육성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의령군은 가족 단위가 대부분인 항노화기업이 자립형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경남테크노파크와 손잡고 연구개발, 시제품 제작, 마케팅 등을 지원해 성장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이 사업은 의령군 내 11개 기업이 선정돼 기술개발 9건, 시제품 제작 26건, 해외수출 5건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의령군의 항노화 육성 지원사업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는 항노화 기업 2곳을 소개한다.

의령군 유곡면에서 의령착한농장을 운영하는 설영수(44), 최은주(41) 부부는 귀농 7년 차다. 창원에서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했던 이들은 우연히 본 버섯에 매료돼 귀농을 결심했다.

처음에는 버섯재배사 3동에서 느타리버섯을 키워 시장에 파는 일을 주로 했다. 병이나 비닐재배가 아닌 친환경농법(균상재배)으로 키운다는 게 소문이 나며 호황을 누리기도 했지만, 2017년 버섯 가격이 폭락하며 위기를 겪었다.

균상재배 방식은 일반재배법보다 자동화가 어려워 노동력이 많이 들고 병해충 피해가 많다는 단점이 있지만, 버섯종균의 활성화를 유도해 영양분이 많고 튼튼한 버섯을 재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격이 떨어지자 부부는 더는 버섯만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판단해 버섯을 이용한 가공식품 만들기를 고안했고, 2017년 의령군의 항노화 R&D 지원사업을 신청했다.

의령착한농장은 이 사업을 통해 2018년 느타리버섯과 양파, 마늘 등을 첨가한 천연조미료 최적 배합비를 도출해 천연조미료 '뽀시래기' 제품을 개발했으며, 포장 디자인과 상표이미지도 확보했다.

부부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느타리버섯차를 비롯해 100% 국산 원료를 이용해 우엉차, 연근차, 돼지감자차, 힐링차 등 에브리티타임 건강차 5종을 출시했다.

힐링건강차는 국내 박람회와 플리마켓 등에서 완판되며 좋은 반응을 얻었고, LA 한인축제에서도 5000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의령착한농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의령착한농장은 '건강하고 착한 먹을거리를 만나는 곳'을 꿈꾼다. 부부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작업 후 남은 버섯 밑동을 거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부부는 명함에 직함 대신 '착한 농부'를 쓴다. 한 방울의 농약도 허락하지 않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착한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부부는 각각 블로그(sooya.blog.me/jooya114.blog.me)를 운영하며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고 있다. 블로그에는 농장에서 재배하는 느타리버섯이 자라는 과정을 상세히 담고 있다.

▲ 위 사진부터 버섯을 이용해 만든 건강 힐링차 제품과 말린 느타리버섯을 소개하고 있는 설영수·최은주 부부, 농약 없이 친환경농법으로 생산되는 느타리버섯.  /주찬우 기자
▲ 위 사진부터 버섯을 이용해 만든 건강 힐링차 제품과 말린 느타리버섯을 소개하고 있는 설영수·최은주 부부, 농약 없이 친환경농법으로 생산되는 느타리버섯. /주찬우 기자

의령착한농장은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목표다.

농장 명칭도 버섯을 생산하는 의령을 아예 포함해 '의령착한농장'으로 정했다. 제품에 들어가는 양파나 우엉, 연근은 지역 내 생산품을 사용해 인근 농가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설영수 착한농부는 "신제품 개발과 브랜드 제고를 확고히 하는 데 의령군 지원이 필수적이었다. 이를 발판으로 지역 내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과 판매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최은주 농부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면서 "딸아이가 물려받고 싶은 기업이 되도록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정직하고 올바른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의령군 이재성 전략사업담당관은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항노화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면서 "착한농장처럼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의령을 항노화산업의 메카로 육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