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경영·고용 위기에 직면한 경남지역 언론 종사자들이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에 지원 대책을 요청하고 지역사회 관심을 촉구했다.

경남지역 일간지(경남도민일보·경남신문·경남일보)와 방송사(KBS창원총국·MBC경남) 5개 노조(지부)로 이뤄진 전국언론노동조합 경남대표자회의(대표 이시우 경남도민일보지부장)와 지역주간지 전국 모임인 바른지역언론연대 경남지역 7개 회원사(거제신문·고성신문·남해시대·뉴스사천·양산시민신문·주간함양·한산신문)는 공동 건의문을 냈다.

이들은 19~21일 경남도와 도의회, 도교육청, 도내 18개 시군과 의회, 주요 정당 경남도당에 차례로 건의문을 전달했다. 이 건의문은 문화체육관광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전달될 예정이다.

이들은 '코로나19는 경영 위기를 넘어 지역 언론의 존재 위기, 고용 위기까지 낳고 있다'라는 제목의 건의문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본격화한 3월이 포함된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0∼40%로 줄었고, 제조업 위기까지 더해진 4월부터는 그 감소 폭이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자치단체의 축제·행사 취소, 수출 감소 등으로 실적이 떨어진 기업체의 광고 꺼림까지 겹쳐 지역 미디어계는 2007년 말 세계 금융위기는 물론이고 1997년 말 IMF 구제금융 때보다 더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또 이들은 "거제지역 주간지 중 한두 곳은 이미 폐간했고, 건강한 소유 구조와 편집권 독립 장치를 갖춘 양산지역 한 주간지는 17년 만에 종이신문 제작을 접고 인터넷 뉴스 제작으로 전환하는 아픔을 겪고 있다. 일간지도 운영자금 부족 등으로 휴업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신문을 중심으로 한 지역언론의 휴·폐업 도미노, 방송사를 중심으로 한 하반기 대규모 인력 감축이나 권역별 방송사 통폐합 등은 뉴스와 프로그램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일정 요건을 갖춘 지역미디어에 긴급 경영안정자금 대출 요건 완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행사·축제 취소 불용예산 공익 홍보예산 전환 △자치단체 연간 홍보예산 상반기 조기 집행 △한시적 방송발전기금 50% 경감 △정부·지자체 광고 한국언론진흥재단 대행수수료 10%에서 3∼5%로 한시적 경감 △문체부 광고 지역언론 비중 확대 △지역신문발전기금 중 여유자금 운영을 통한 지역신문 수송비·우송비와 구독료 지원을 요청했다.

이시우 언론노조 경남대표자회의 대표는 "언론사 몇 곳은 이미 노사 합의로 4월부터 유급 순환휴직과 시간단축 근무 등 임금 저하를 감내하는 자구책을 펴고 있지만, 자구노력만으로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며 "지역언론 붕괴는 종사자 고용 문제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지역민주주의와 지방자치 약화로도 이어진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