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과학고·창원명지여고
이동수업 폐지·시간차 수업
반별로 화장실 지정해 이용
급식소 식사도 '따로따로'

오는 20일 고3 학생들이 가장 먼저 등교수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를 앞두고 학교마다 방역을 점검하고 학생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18일 창원과학고, 창원명지여고 두 곳을 방문해 등교수업 준비사항을 확인했다.

▲ 창원과학고 교실에 넓게 배치된 책상 모습.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과학고 교실에 넓게 배치된 책상 모습.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학생 자리 매일 알코올 소독 = 창원과학고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한다. 이 때문에 교실 수업, 급식 등의 점검뿐만 아니라 기숙사 점검까지 더해진다. 1학년 81명, 2학년 80명, 3학년 50명 등 총 211명 전원이 기숙사에서 지낸다. 고3 학생들은 오는 20일 등교수업 시작 전인 19일 저녁 학교 기숙사에 입실한다. 2인 1실이다. 기존에는 학년별로 방 배정을 했지만, 이번에는 반별로 했다.

이날 교사들은 중앙 현관에 있는 열화상 카메라를 기숙사 입구로 옮길 것이라고 했다. 학생들이 기숙사에 들어갈 때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하면서 학교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기숙사에서 아침에 교실로 향할 때, 점심을 먹으러 급식소로 갈 때, 저녁에 수업을 마치고 기숙사로 들어갈 때 발열 점검을 한다. 기숙사 내에서도 최대한 접촉하지 않게 지도할 방침이다. 3학년 교실은 양팔을 벌리면 닿을락 말락 하는 거리로 책상이 띄워져 있었다. 학급당 인원이 16∼17명으로 적은 편이어서 공간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정영권 교장은 "예전에는 교과목별로 이동 수업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학급 지정석에서 계속 수업을 듣게 할 것이다. 여러 학급 학생이 이용하는 학습실도 당분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학급 지정된 좌석에서 공부하도록 했다. 가능하면 도서실, 정보검색실 등 공용실은 사용하지 않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교실 반마다 손소독제, 체온계, 마스크 등이 담긴 상자를 둔다. 학생들은 매일 이 상자에서 행주 타월에 알코올 소독제를 묻혀서 자신의 책걸상을 닦으면서 청결을 유지할 계획이다.

화장실도 반별로 지정된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지도한다.

급식소는 칸막이 대신 한 방향으로 앉아서 반별로 시간 간격을 두고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밥 먹으러 가는 학생과 밥 먹고 나오는 학생이 최대한 접촉하지 않도록 급식소 입구에 동선을 따로 표시해뒀다.

▲ 창원과학고 복도에 부착된 동선 표시.  /김구연 기자
▲ 창원과학고 복도에 부착된 동선 표시. /김구연 기자

◇"친구들과 손잡으면 안 돼요" = 창원명지여고도 학생들에게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게 지도를 강화한다. 학생들끼리 친밀감의 표시로 손을 잡는 등의 행동을 삼가도록 교사들이 지도에 나선다.

화장실 이용 시 혼잡함을 우려해서 반별로 수업 시간에 차이를 둔다. 홀수 반은 정시대로 수업을 진행하고, 짝수 반은 5분 일찍 시작하고 5분 일찍 마치는 형태다. 화장실 입구에는 '화장실 사용 거리 두기' 안내문을 붙였다. 화장실 사용 인원을 최대 5명으로 제한하고, 사용자가 많으면 화장실 밖 바닥에 부착된 노란 대기 선에서 간격을 두고 기다리라는 내용이다. 1m가 훌쩍 넘는 거리로 대기 선이 눈에 띄었다.

급식소에는 칸막이가 설치됐다. 오는 20일 3학년이 오면 칸막이에서 지그재그 형태로 앉아서 식사를 하고, 이후 전 학년이 다 등교하면 시간 차를 두고 급식소를 이용하게 한다. 한 학년이 급식소를 이용하면, 이후에 다른 학년이 이용하기 전에 시간을 두고 소독 작업 등을 할 계획이다.

3학년 학급 중 학급당 인원수가 많은 2개 반은 교실 사용을 두고 고민이 크다. 3학년 9개 반 중 2개 반 인원이 26명이다. 나머지 반은 학급당 인원이 21명에서 23명이다. 도교육청은 지난 6일 초·중학교 학급당 인원이 각각 20명, 25명을 초과하면 분반을 하도록 했지만, 이후 학교마다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현실 등을 고려해 학교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지침을 바꾼 바 있다.

▲ 창원명지여고 급식소에 설치된 칸막이 좌석.  /우귀화 기자
▲ 창원명지여고 급식소에 설치된 칸막이 좌석. /우귀화 기자

학교는 과밀학급 반을 기존 교실에서 학생들을 최대한 띄워 앉게 해서 수업을 할지, 창의실 등 교실보다 더 넓은 특별실로 옮겨서 수업을 할지 아직 결론을 짓지 못했다고 했다. 특별실을 이용하면 안전을 위해 넓은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장점이 있지만, 수업 효율성 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교사들의 지적이 있어서다. 늦어도 19일까지는 결정해서 교실 배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정영렬 교장은 "최근 등교수업을 앞두고 교사들이 방역용 마스크를 쓰고 1시간 수업을 진행해봤다. 교과마다 다르지만, 설명을 많이 해야 하는 국어, 영어 등의 수업은 교사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사들의 교수 방법 변화도 같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본다. 또,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게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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