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보건교사 부담 호소
"평시에도 발열 등 잦아"

경남 지역 보건교사들은 아프면 쉬어야 할 학생들이 코로나19 진단 부담을 안게 됐다며 등교수업에 대비한 교육부 지침이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경남보건교사노동조합 준비위원회는 17일 코로나19 지침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나타나면 곧바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게 한 지침에 우려를 표했다. 준비위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은 발열, 기침, 인후통, 두통, 설사 등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의심 증상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평소에도 보건실을 방문하는 학생이 호소하는 거의 모든 증상이다"라고 했다.

준비위에 따르면 학생 1000명 이상 규모의 학교는 보통 하루 60∼100명 정도 학생들이 보건실을 찾고, 이 중 30% 이상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에 해당하는 증상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하루 20∼30명 정도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자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 15일에도 창원 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 학생 5명이 기침 등의 증상을 보여 일시적 관찰실에 있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등교수업 이후라면 이 학생들은 모두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박주영 준비위원장은 "머리가 아프다든지 미미한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에게 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러 가라고 하면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부담스럽다. 일부 지역에서는 등교수업을 하면 119구급대 지원을 받아 의심 증상 학생을 선별진료소로 이송한다고 한다. 그러면 조금 아픈 학생들은 증상을 말하기가 어렵다. 아프지만 참고 수업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생활 속 거리 두기 행동수칙은 '아프면 3∼4일 가정에서 쉰다'이지만, 교육부는 최근 학생 안전을 위해 '아프면 코로나19 검사'로 수칙을 바꿨다.

준비위는 중대본 수칙처럼 아프면 집에서 쉬면서 증상을 관찰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대응 기간에 학교 내 유일한 의료인력인 보건교사가 의심증상자 관리에 집중할 수 있게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준비위는 "보건교사가 수업 중이면, 이를 대신해서 의심증상자를 살필 수 있는 이가 없다. 보건교사가 의심증상자 관리와 보건 수업을 동시에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코로나19 대응 기간에는 담임교사가 보건교육 자료를 토대로 간접 보건교육을 하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15일 보건교사가 보건 수업을 하느라 보건실을 지킬 수 없을 때를 대비해 '학교 보건교사 부재 대응 체계'를 마련하도록 학교에 주문했다. 최근 도내 보건교사 370여 명이 참여하는 '학교보건혁신TF'가 만들어지면서 준비위가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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