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근육에 염증 오는 질병…하이힐·바닥 딱딱한 신발 원인
스트레칭·얼음찜질로 기초 치료…심해지면 체외충격파 치료 권장
운동 전 준비운동으로 예방…푹신한 신발 두꺼운 양말 도움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예사로 불렀던 노래, 아리랑. 그런데 발병이 한 번 나고 보니 그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알겠고 임을 보내는 이의 심정도 이해하겠다. 걸을 때마다 발뒤꿈치와 발바닥에서 신경을 타고 올라오는 통증은 압핀을 밟았을 때와 진배없기도 하다. 주변에 족저근막염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몇몇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서 등산이나 여행이 잦아지고 그에 따라 발도 덩달아 고생을 해서일까 싶기도 하다. 또 운동량이 줄어든 기간이 길어지면서 체중이 늘어난 것도 한몫하겠다. 족저근막염, 말 그대로 발바닥 근육에 염증이 생긴 병이다. 발병의 원인과 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영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노형록 병원장을 통해 알아본다.

▲ 노형록 진영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진영병원
▲ 노형록 진영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진영병원

-저는 예전에 발이 뻐근해 지압 보도에서 좀 심하게 발에 자극을 주었더니 족저근막염 증상이 생기더군요. 대체로 어떤 이유로 족저근막염이 생기죠?

"족저근막염은 대부분 과도하게 오래 서 있거나 많이 걸으면 발생합니다. 평소에 걷는 양이 갑자기 늘어났다든지 갑자기 오래 서 있게 되면 발생합니다. 또한, 하이힐이나 자기 발에 맞지 않은 신발 착용으로 발생하는데, 바닥이 너무 딱딱한 신발을 갑자기 착용했을 때에도 발병하게 됩니다."

-발바닥에도 근육이 많다고 하던데, 족저근막이라는 게 어떤 건가요?

"족저근막은 발뼈의 하부에 부착하여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는 강한 섬유 띠 조직입니다. 걷거나 뛸 때 가장 먼저 지면에 닿는 신체 부위로 발바닥 아치의 굴곡 모양을 유지해 주면서 체중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발에 무리가 따를 때 다른 근육보다도 족저근막에 더 염증이 생기거나 파열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발뒤꿈치는 우리 몸의 체중의 약 50%, 각각 25% 정도를 받아내는 중요한 구조물입니다. 여기에 붙어 있는 족저근막은 그만큼 하중과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금만 과도하게 부하가 발생하더라도 문제를 잘 일으킵니다. 그리고 족저근막 자체는 인대조직으로 근육조직과 다르게 길이 변화에 민감합니다. 과하게 많이 걷거나 오래 서 있으면 족저근막에 과한 이완 및 자극이 생기게 되고, 자극이 멈추게 되면 족저근막이 수축되게 됩니다. 수축된 막이 늘어날 때 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족저근막염의 특징적인 증상이 시작통(starting pain)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아침에 자고 일어나거나, 한참 휴식을 취하고 난 뒤 첫발을 내디딜 때 통증이 심하게 발생하며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다고 느껴지는 증상입니다."

-참고로, 발에 생기는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족저근막 파열, 종골의 스트레스성 골절 등이 있으며 만성으로 통증이 있으면 발뒤꿈치에 스테로이드를 맞은 경우 또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생긴 지방의 위축으로 지방이 얇아져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발 안쪽 신경이 눌러져 생기는 신경압박증후군도 있습니다."

-족저근막염은 어떤 기준으로 분류합니까? 초기일 경우엔 자가 치료로 완치할 수 있는가요? 어떻게 하면 좋은지, 치료법 부탁드립니다.

"증상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누기보다는 치료에 있어 몇 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통증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면 스트레칭을 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얼음찜질을 하고 가능한 한 뒤꿈치가 푹신한 운동화를 권장합니다. 경우에 따라 뒤꿈치를 받치는 패드를 권하기도 합니다. 족저근막염용으로 판매되는 깔창이 있습니다. 이 같은 방법으로 2~4주 치료해봅니다. 이 방법만으로도 호전되는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족저근막염 병원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약물치료나 재활치료도 있을 테고요.

"2~4주간의 자가 치료에도 낫지 않으면 병원을 방문하여 약물과 물리치료를 병행합니다. 예전에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많이 사용하였으나 요즘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체외충격파치료(ESWT)를 많이 권장합니다. 이 치료법은 염증조직의 혈류를 개선해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일부 연구에 따르면 80%까지 효과가 있다고도 합니다. 이런 치료에도 통증 호전이 별로 없으면 밤에 잘 때만 부착하는 '부목고정'을 하기도 합니다. 6~12개월의 보존적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드물게 족저근막에 절개를 가하는 방법으로 내시경적 수술로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이외에 족저근막염 예방을 위해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과 운동이 있으면 알려주시죠?

"집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 방법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사진) ①먼저 왼쪽 발목을 오른쪽 허벅지 위로 올려주세요. ②손가락 5개를 이용하여 왼쪽 발가락 5개를 모두 감싸주세요. ③잡은 발가락을 발바닥이 스트레칭 될 수 있도록 위로 쭉 당겨 줍니다. ④이것을 10초간 당긴 후 풀어주기를 반복해줍니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해주세요. 한 번에 10초씩 하루 10번 정도 해주면 족저근막이 늘어나고 스트레칭이 됩니다. 그리고 운동법은 ①무릎을 곧게 편 상태에서 벽을 잡고 그대로 앞으로 밀어주세요. ②10초간 앞으로 구부려 미시고 난 뒤 다시 바로 서 주시면 됩니다. 벽을 밀어줌으로써 아킬레스건의 유연성을 더 높여 족저근막염 예방에 도움이 되지요."

-코로나19 상황도 완화되고 봄철 야외 나들이가 급증하는 시기인데 발 건강을 위해 주의해야 할 사항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운동 시작하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야 합니다. 앞서 안내해 드렸던 스트레칭은 족저근막염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예방에도 좋은 스트레칭 법입니다. 운동 시작하기 전 10분 정도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실 것을 권합니다. 둘째, 자기 발에 맞는 신발을 착용합시다. 너무 크거나 조이는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적당히 발뒤꿈치에 쿠션이 들어간 신발이 좋습니다. 너무 딱딱한 바닥 재질은 피하는 게 좋으며, 신발이 딱딱한 경우에는 두꺼운 양말을 신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셋째,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독이 됩니다. 준비물을 제대로 챙기지 않은 채 무턱대고 등산에 나서거나 지나치게 가파른 산을 선택한다면 오히려 건강에 해롭습니다. 특히 발은 무리한 등산으로 인해 악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신체 부위입니다. 넷째, 등산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깨끗하게 발을 씻고, 특히 당뇨가 있는 환자는 발 관리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발이 습하지 않도록 깨끗이 말리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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