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조직개편 교섭 불응
노조 "산은 경영 간섭 탓"
산은 "관련 없어"선긋기

STX조선해양 노동자 무급 순환휴직 종료와 관련해 노조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결정권을 쥔 것 아니냐며 경영 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측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산업은행 측 관계자는 12일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무급휴직과 관련해서 STX조선해양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한 자구책일 뿐 산업은행은 어떤 요구나 언급을 한 적이 없다. 현재도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사측이 STX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정부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정부가 100% 지분을 가진 국책은행이다.

금속노조 STX조선지회는 지난 11일부터 '산업은행은 경영 간섭을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대표이사실과 산업은행 단장실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와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가 지난 2018년 4월 5일 창원시 의창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 도로에서 주최한 STX조선해양 구조조정 반대, 노사 자율교섭 보장 요구 궐기대회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와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가 지난 2018년 4월 5일 창원시 의창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 도로에서 주최한 STX조선해양 구조조정 반대, 노사 자율교섭 보장 요구 궐기대회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6월 1일 자로 무급 순환휴직 노동자 250여 명이 현장에 복귀해야 하는데,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사측이 조직 개편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STX조선지회 관계자는 "산업은행 측과 면담도 했는데, 자신들은 노사 협의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고 있으며 모른다는 식으로만 말했다. 앞에서는 그런 식이지만, 뒤에서는 경영 전반에 개입하지 않겠나"라며 "사측은 정부와 산업은행의 방침이 없어 지회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한다. 사측도 경영 전반에 걸쳐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분위기가 엿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STX조선지회 관계자는 임금만 따져봤을 때 아웃소싱·협력업체와 거의 차이가 없는데, 사측이 조직 개편 교섭에 응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STX조선지회에 따르면 조합원 250여 명이 돌아갈 일자리에는 현재, 사측이 아웃소싱·협력업체로 채운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STX조선지회 또 다른 관계자는 "예전처럼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고용유지지원금제도를 활용하는 등 방법이 있을 텐데, 사측이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게 너무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TX조선 사측은 현재 조선산업 불황으로 수주 물량이 거의 없어 복직을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태도다.

한편, 당장 조선업계 수주는 불황이지만 올해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가 지난 4월 발간한 <동남권 제조업 현황 진단>을 보면 올해 1분기 조선업계 수주량은 81.1% 감소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을 전제로 전 세계 선박 발주가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또 국제유가 급락으로 친환경 선박 발주 지연도 한 요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올해 중 60~120척 규모로 추정되는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수송 선박' 발주가 기대되는 상황이어서 완만한 회복세를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권 조선산업 생산은 2018~2019년 기록한 수주 실적(2291만CGT)이 시차를 두고 연결돼, 2018년 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증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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