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홍준표 대권 잠룡 복당 예고…김두관 행보도 주목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경남도지사 출신 인사들이 모두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나란히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태호(무소속·산청·함양·거창·합천)·김두관(더불어민주당·양산 을)·홍준표(무소속·대구 수성 을) 당선인이 그 주인공으로, 신승이긴 했지만 영남에서 바람을 일으킨 미래통합당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저력을 보였다.

김태호 당선인의 승리가 특히 의외였다. 김두관·홍준표 당선인은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김태호 당선인은 단 한 번도 현역인 강석진(통합당·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을 넘지 못한 까닭이다. 김태호(42.59%) 당선인은 여론조사상 열세를 딛고 비교적 여유 있는 표차로 강석진(36.46%) 의원을 따돌렸다.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경기 김포 갑) 출마를 접고 8년 만에 경남 복귀전을 치른 김두관 당선인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지역의 부정적 여론을 극복한 승리여서 더욱 뜻깊었다.

양산 을 현역이 민주당 소속 서형수 의원이긴 하나, 여당에 쉽지 않은 선거구라는 평이 많았다. 보수진영 분열이 없었다면 2016년 총선 승리도 어려웠을 뿐 아니라, 두 차례 양산시장을 지낸 나동연(통합당) 전 시장의 인물 경쟁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여권의 영남권 대선주자로 위상이 높아지긴 했지만, 김두관 당선인이 향후 어떤 행보를 할지는 미지수다. 불과 2년 뒤인 20대 대통령선거에 도전한다면, 2012년 경남지사 중도사퇴 후 나섰던 18대 대선의 기억이 소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시 김 당선인은 2년 만에 지사직 사퇴로 거센 비난을 받았음은 물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참패해 실망을 안겼다. 결과적으로 현 홍준표 당선인을 경남지사로 등극하게 한 책임으로부터도 자유롭지 않았다.

홍준표·김태호 당선인은 스스로 공언한 대로 통합당 복귀가 급선무다. 국민적 지지율이 높다면 무소속 신분으로도 대선 도전이 가능하겠지만 두 사람 모두 그런 위치는 아니다. 통합당의 총선 참패로 황교안 전 대표 중심의 리더십이 붕괴돼, 복당 명분은 충분할 수 있으나 문제는 당내 정서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험지 출마 권고와 '컷 오프'(공천 배제) 결정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어 보수 분열을 자초한 만큼 금의환향은 쉽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1석이 급하다"며 이들의 복당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호영 의원은 16일 B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통합당의 소중한 자산들"이라며 "'밖'에 오래 두는 건 당의 통합 전략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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