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지역·전국지에 기고
정치·경찰·사회 분야별 구성

오랫동안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 각 지역 신문과 조·중·동·한겨레 등 전국지에 기고를 하며 사회 참여 활동을 활발히 해오던 경남수렵인참여연대 오수진 회장이 20년 동안의 기고를 묶어 칼럼집을 냈다.

칼럼집 글의 분류는 의외로 간단하다. 정치와 경찰, 사회 관련 세 분야로만 나누었다. 실린 글은 언제 어느 신문에 실린 것인지 적시되지는 않았다. 글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글쓴이는 "칼럼 한 편 한 편에는 필자의 열정과 고뇌가 배어 있다"고 했다. 신문사에 글을 보내고 나서 전화를 걸어 언제 실릴 건지 꼭 확인하는 태도는 그러한 열정의 방증이라 하겠다.

칼럼집에는 경찰에 관한 글이 많은데 책 머리글에서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필자는 업무와 관련하여 30여 년간 경찰을 접할 기회가 있었고, 12년간 한국총포협회 중앙회장을 역임하면서 경찰청을 비롯하여 각 지방경찰청까지 두루 알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 〈공정 사회를 위한 제언〉 (오수진 지음)
▲ 〈공정 사회를 위한 제언〉 (오수진 지음)

책에 실린 글 중에서도 '법은 사회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가?'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손혜원 의원이 주장한 선의' 등은 글을 쓰고 나서 큰 기쁨을 느꼈다고 했다.

기고라는 특성상 연결성이 없어 어느 쪽이든 펼쳐서 읽고 싶은 내용을 읽으면 되겠다. 12쪽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익숙한 글귀다. 이 말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툭하면 쓰던 말이다.

경남도지사 시절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조합원을 향해 말한 바 있고 경남도의회 여영국 의원을 향해서도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조치에 반발하는 친박계 의원을 향해서도 가리지 않고 이 말을 했다며 정치인의 품위 있는 언어 사용을 요구했다.

그리고 '공무원 편드는 이상한 경찰 수사'(229쪽)에선 소류지 벌목 문제를 다루면서 해박한 법률지식을 적용하기도 했다.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이 사건의 핵심은 살아있는 나무를 벌목했는가, 죽은 나무를 벌목한 것인가, 또는 몇 그루의 나무를 벌목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긴급한 재배의 복구인지 아닌지, 벌채 면적과 수량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칼럼 하나하나 대할 때마다 당시 사회상황을 되짚어보게 되는 재미도 있다. 아미원 펴냄. 415쪽.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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