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유동성 확보 어려움 호소
산은 선박건조 자금 대출 촉구

오는 6월 2년간의 순환무급휴직을 끝내고 전원 복귀를 앞둔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회사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지원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지회와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산업살리기 경남대책위(이하 대책위)는 9일 경남도청 앞에서 회견을 열고 정부가 정책 지원 없이 더는 노동자에게 희생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13년부터 STX조선 위기 고통분담을 강요받은 노동자들은 임금삭감과 복지 축소에 이어 지난 2018년 4월 순환무급휴직에 들어갔다. 500명의 노동자는 250명씩 6개월 단위로 번갈아 가며 2년을 버텼다.

대책위는 "노동자는 회사를 살리고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으며 STX조선 등 중형조선소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며 "2012년 말 1000명에 달했던 STX조선 정규직 노동자는 현재 500명으로 줄었다. 회사는 비정규직을 채용하며 순환무급휴직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마저 떨어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지회 등이 9일 경남도청 앞에서 회견을 열고 정부의 금융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창언 기자
▲ 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지회 등이 9일 경남도청 앞에서 회견을 열고 정부의 금융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창언 기자

대책위는 STX조선이 7척의 수주잔량을 확보하는 등 악조건을 헤쳐가고 있으나, 정부 지원 정책이 없으면 또다시 대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책위는 "현재 STX조선은 회사가 보유한 현금만으로 수주를 하고 선박건조 대금이 에스크로 계좌(3자 중계 매매방식)에 묶이는 등 현금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올해 고갈될 전망이다. 수주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하는, 수주 물량을 목전에 두고도 놓치는 상황을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책위는 수주한 선박 건조자금 일정부분을 담보대출로 보장하는 등의 금융지원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특히 이 방법이 선박 인도예정 금액을 담보로 할 수 있는 안전한 지원책이자, 선박 인도 후 90일 이내에 원금과 이자까지 회수할 방법이라 내다봤다.

대책위는 "조선산업 경쟁국인 중국은 초저리 신용대출과 각종 금융지원정책을 펼치고 있고, 일본은 정부가 100% 출자한 국책은행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며 "STX조선은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하지 않다. 정부 차원의 정책과 선박건조를 위한 자금 대출만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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