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주문 비중 커 광고·수수료 부담에도 가입
점주들, 공공앱 확산 통한 합리적 요금 견인 촉구

최근 배달의민족 요금체계 개편으로 배달앱 수수료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외식업계는 배달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배달앱 광고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높은 수수료와 광고료 부담에도, 배달 수요로 인해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앱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음식점주와 배달앱 사업주가 상생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앱 광고 = 배달앱은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이다. 위치 기반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가 있는 곳에서 가까운 배달 음식 업체를 보여준다.

가격과 메뉴, 이용시간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업체 평가와 이용 후기도 제공한다. 소비자가 몇 번의 터치로 간편하게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현금이 없어도 배달앱을 통해 음식값 결제를 할 수 있다. 생활정보지나 전단을 보고 주문하는 것보다 각종 정보와 편의를 누릴 수 있다는 게 배달앱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외식업계도 매출을 끌어올리려면 배달앱을 통한 광고가 어느새 필수로 자리잡았다. 대표적 배달 메뉴였던 중식, 피자, 치킨, 족발보쌈, 패스트푸드 외에도 한식, 일식, 양식까지 다양한 음식점이 배달앱에 입점해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증가로 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배달 음식 서비스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을 통한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9조7365억 원에 달한다.

배달앱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외식업체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외식 배달시장에서 전화 주문은 줄고, 스마트폰 앱 결제가 늘어나면서 배달앱 광고료, 수수료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점주들은 손님 대부분이 배달앱을 통해 주문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창원시 진해구에서 치킨점을 운영하는 임모(59) 씨는 "전체 주문량의 60% 이상이 배달앱으로 들어온다"며 "수수료, 광고료 부담이 돼도 다른 가게들이 다 하는데 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피자가게를 하는 변모(23) 씨도 "많으면 90% 가까이 배달앱을 통해 주문이 온다"며 "소비자에게 노출이 잘되기 위해서는 광고료가 부담될지라도 배달앱에 등록할 수밖에 없다" 했다.

▲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임모(59) 씨가 7일 매장 컴퓨터로 배달앱 주문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문정민 기자
▲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임모(59) 씨가 7일 매장 컴퓨터로 배달앱 주문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문정민 기자

◇음식점-배달앱 사업주 상생방안 필요 = '배달앱 수수료' 논란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배달앱, 온라인쇼핑몰과 같은 온라인플랫폼 사업자를 대규모 유통업법 개정을 통해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온라인 시장 공정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김윤정 한국법제연구원 실장은 "시장 지배적 온라인플랫폼의 막강한 통제력 아래 놓인 중소상공인들을 위해 온라인시장에서의 규제 도입이 필요한데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이 가장 빠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배달의민족이 요금체계 개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수수료 논란은 다시 점화됐다.

음식점주들은 "배달앱 사업주와 골목 상권이 상생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대책이 어서 빨리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당장 떠오른 대안은 '공공 배달앱'이다. 공공 배달앱은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고 광고료나 중개 수수료 없이 업체가 배달비만 부담하면 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공공 배달앱' 확산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6일 논평을 내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되고 있는 공공 배달앱의 확산과 보급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수수료와 광고료를 낮춘 공공 배달앱이 확산하면 배달앱 시장의 합리적인 수수료 인하 경쟁을 촉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군산시 등 일부 지자체가 공공 배달앱을 선보여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와 창원시, 양산시도 공공 배달앱 개발 계획을 내놓았다.

양대복 경상남도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달부터 도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온라인쿠폰, 배송, 배달판매에 이르는 원스톱 마케팅 솔루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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