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신인 1차 지명 받았지만
구속 저하로 경찰청 입대 선택
"태군이형과 훈련…많이 배워"
청백전서 호투해 기대감 높여

김해고 출신 왼손투수 김태현이 1군 데뷔와 함께 10경기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올해 목표로 삼았다.

김태현은 NC의 2017 신인 1차 지명 대상자로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시절 김태현은 190㎝에 이르는 큰 키에서 던지는 직구가 일품이었다. 최고구속 148㎞, 평균 140㎞대 중반 직구를 던졌다. 왼손 투수 145㎞ 직구라면 오른손 투수 150㎞ 직구 느낌이다. 직구와 함께 130㎞ 초반 슬라이더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기대만큼 김태현은 성장하지 못했다. NC 1차 지명으로 프로선수가 됐지만,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다. 130㎞대 직구로는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힘들었다.

김태현은 1군 데뷔전을 미루고 군 복무를 선택했다. 경찰청에서 두 시즌 간 선발과 불펜을 오간 그는 지난해 제대했고 지난 28일 청백전에서 1군 선수들을 상대로 1이닝 동안 3타자를 상대하며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태현은 "1차 지명 후 운동보다는 휴식을 취했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그 선택 후 구속이 떨어지면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군 복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경찰청에서 김태군과 함께 지냈다. 김태군에게 프로선수로서 자세, 의식 등을 배웠다.

▲ 김해고 출신 NC 왼손투수 김태현. /박종완 기자
▲ 김해고 출신 NC 왼손투수 김태현. /박종완 기자

그는 "태군이 형과 함께 훈련하고 경기에 나섰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고교 무대와 프로 무대는 다르다는 것을 다시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경험이 많은 선배·동료들과 지내면서 조언을 정말 많이 받았다. 조언을 받으면서 고교 때 구속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내가 노력하는 만큼 결과는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현의 올 시즌 목표는 선발과 불펜투수 등에 국한되지 않는다. 고교 시절 늘 선발투수로만 마운드에 섰던 그는 그저 1군 선수단에 포함돼 10경기 등판하는 것이 목표다.

김태현은 "내 부족함을 인정하고 나만의 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찰청에서 직구를 좌우 컨트롤하는 것에 익숙해졌고, 변화구 제구도 크게 나아졌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내 공을 던질 수 있는 자신감도 생겼다"며 "나는 아직 어리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투수조에 훌륭한 선수들이 많으니 보고 배우면서 경쟁할 준비를 마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김태현은 경찰청에서 선발과 불펜으로 뛰었지만, 선발이 본인에게 잘 맞는 옷이라 생각한다.

그는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이 TV에서 언제 볼 수 있냐고 묻곤 한다. 빨리 마운드에서 내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당장은 어떤 보직을 맡아도 상관은 없지만, 선발 욕심은 내게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욱 감독도 청백전에서 김태현이 보여준 자세를 칭찬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김태현이 예전 모습을 되찾아가는 것 같다. 한 경기만으로 경기력을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좋은 공을 계속 던진다면 기회는 공정하게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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