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소회 발표·해산 선언
"도의회 문턱 못 넘어 한계"
학생인권보장 노력 계속

경남학생인권조례를 만들고자 나섰던 청소년단체가 해산을 선언했다. 이들은 다른 형태로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누구 하나 떳떳하지 못한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잘 싸웠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앞으로 열어갈 활동에 함께해주셨으면, 마음을 보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청소년인권단체 조례만드는청소년은 2일 경남교육청 중앙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활동 종료와 해산을 선언했다. 청소년들은 지금까지의 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해산선언문을 낭독했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은 "2018년 9월부터 경남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고자 싸웠으나 결국 조례안이 자동폐기되며 실패로 끝났다. 우리는 청소년인권 보장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탄생했지만, 그 방법을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한정한 임시 단체였기에 조직을 해산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 청소년인권단체 조례만드는청소년은 2일 경남도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활동 종료와 해산을 선언했다. 이날 청소년들은
▲ 청소년인권단체 조례만드는청소년은 2일 경남교육청 중앙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활동 종료와 해산을 선언했다. 이날 청소년들은 "우리는 진 게 아니라 아직 못 이긴 것"이라며 다음 활동을 기약했다. /이창우 기자

이들은 '학생 권리를 되찾겠다'는 열망으로 거리와 학교에서 활동을 계속해왔다. 지난 2018년 11월 학생의 날 문화제를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7차례 목요 집회를 열었다.

조례안 상정을 위해 1만 도민의 서명을 모으고, 도의회 앞에서 농성하기도 했다.

결실은 나오지 않았다. 학생인권조례안은 지난 2019년 5월 도의회에서 부결됐고 끝내 재상정되지 않아 7월 19일 자동 폐기됐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은 "이번 운동을 오랫동안 공들여 평가했다"며 "청소년운동의 힘은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기에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례를 부결시킨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집행부가 결코 청소년의 편이 아니라는 점, 소수자 편에 서는 게 아니라 당장의 표만 의식하는 보수적인 세력이라는 점도 똑똑히 확인했다"고 했다.

이들은 "조례는 학생인권과 청소년인권 보장의 한 방법일 뿐이다. 당분간 조례 제정운동에 집중하지 않으려 한다. 청소년인권 보장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그에 맞는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라며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이어 "비록 이번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은 실패했지만, 우리는 진 게 아니라 아직 못 이긴 것뿐이다"라며 "마침내 이기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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