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리그 단축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리그 축소를 검토하고 나섰다.

KBO는 3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10개 구단 단장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2차 긴급실행위원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리그 개막이 연기된 상황에서 실행위는 현재 팀당 144경기인 시즌을 단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KBO가 준비한 자료에는 135경기부터 126경기, 117경기, 그리고 최소 108경기 방안이 포함됐다. 애초 KBO는 가능한 한 팀당 144경기를 강행하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일정 변경과 중계권, 시즌 기록 등 문제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 자료를 보면 135경기 방안은 오는 5월 5일 개막해 팀간 15차전을 치른 뒤 11월 10일까지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과감한 의견이 반영된 108경기 안은 5월 29일 개막해 개막 시기가 가장 늦다. 하지만 경기 수가 확 줄어드는 만큼 포스트시즌을 11월 내에 끝낼 수 있다.

10개 구단 단장들은 이외에도 124경기, 117경기 등 5월 개막을 가정해 총 4가지 정규리그 일정 변경안을 놓고 논의에 들어갔다. 일정 변경안에는 우천 순연 시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를 편성하고, 올스타전 취소와 포스트시즌 축소에 관한 내용까지 포함됐다.

KBO리그 개막 바로미터로 봤던 초·중·고교 개학이 또 연기된 만큼 개막 시점을 4월 20일 이후로 잡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까지 치러내야 한다. 내년 야구 일정이 워낙 빡빡한 터라 올 시즌을 너무 늦게 마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5월 리그 개막이 된다면 144경기가 불가능한 만큼 실행위는 추가 회의 과정에서 개막 일정을 놓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