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취약한 대표적인 계층이 사회적 약자들이다. 가난한 이웃들의 곤궁한 살림을 그저 남의 일이라고 지나쳐 버리고 무시하기엔 공동체 타인들에게도 가시로 찌르듯 한 아픔을 주고 있다.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사회적 풍속도를 보고 있으면 세상이 요지경처럼 보이기도 한다. 세입자들 아픔을 공감하면서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주려 임대료를 내리는 착한 건물주가 있는가 하면, 영세 자영업자 고통에 눈감고 귀 닫는 이들도 더러 있는 게 세상 모습이다. 그럼에도 사회 주변부로 내몰린 채 하루를 살아가는 삶의 무게가 무거운 노숙인이나 빈곤층에게 코로나19라는 역병은 재앙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리라.

바이러스가 부자와 빈민을 차별하지도 않는다는 건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건강한 신체나 깨끗한 환경은 개인들이 소유한 부에 따라서 차이 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예를 들어 학교 개학이 늦어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결식아동 문제를 하늘이 내린 재앙이라고 볼 순 없다. 어쩌면 공동체가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안고 가야 하는 게 정상이고 도리일 것이다. 요즘 세상에 밥 못 먹는 아이들이 있냐는 식의 사회적 시선은 정말 세상 모르는 한심한 소리에 불과하다. 즉, 세상의 이치와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이 현재도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환경실무원(환경미화원)들이 마스크를 제때 구하지 못하다 보니 감염위험이 있는 줄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매일 하나 이상의 마스크가 있어야 하는 작업 조건에도 한 달에 마스크 5장만 제공되었다고 한다. 코로나19를 두고 더는 천재 운운할 게 아니라 인재라는 지적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지자체 소속 환경실무원들은 5장의 마스크라도 받았지만 위탁업체 소속 노동자들에겐 그마저 언감생심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현실은 엄혹하다.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기에 도시 위생을 담당하는 환경실무원에게 필수 작업 도구마저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사실은 정말 부끄러워해야 한다. 행정 관청은 보건 위생업무에 종사하는 담당자들에게 보호 장구가 가장 먼저 제공되도록 관심을 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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