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회생계획안 인가
이달부터 현장 일부 가동
노동자 복귀 시점 미지수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의 통영 성동조선해양 인수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31일 창원지법 파산1부는 HSG중공업이 낸 회사 인수대금으로 부채를 정리하겠다는 성동조선해양의 변경된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HSG중공업은 이날 열린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담보권 97.32%, 회생채권 97.17% 동의를 얻어 변경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받았다.

앞으로 2~3주 내 회생채권 변제를 완료해 회생절차를 종결할 계획이다.

이로써, 성동조선해양은 수주절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다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2년여, 4수까지 가는 매각 절차 끝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성동조선 인수자인 HSG중공업은 지난달 인수 잔금 1800억 원을 낸 데 이어 이날 마지막 관문이었던 관계인집회도 통과해 성동조선의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사모펀드 운용사(PE) 큐리어스파트너스와 HSG중공업은 지난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성동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창원지법 관계자는 "성동조선해양의 지속적인 자구노력, 강한 회생의지,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희생으로 변경회생계획안 인가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됐다"면서 "재판부는 인가 후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빠른 시일 내에 회생절차를 종결하고 채무자가 시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작업장은 당장 이달 재가동에 들어간다.

신규 수주보다 대형 조선사에서 일감을 받아와 초대형 블록 제작과 선박 개조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조 시장 복귀는 4~5년 후가 될 전망이다.

기업 인수합병은 마무리했지만, 노동자 근심은 남았다. 고용불안은 일부 해소됐지만, 현장 복귀 시점이 올해 중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현재 성동조선에서는 650여 명이 순환 무급 휴직 중이다.

박경태 성동조선지회장은 "우선 HSG중공업이 확보한 물량 일부를 성동조선으로 옮겨와 작업할 것으로 보이나, 지금 시점에서는 정상화라기보단 일부 가동이라 보는 게 맞다"라며 "무엇보다 당장 어느 정도 규모의 노동자를 필요로 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이어 "일부 노동자가 이미 도장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말이 있으나 이는 와전된 것"이라며 "성동조선 도장 시설 일부는 법정관리 기간 임대를 줬고 작업 중으로 알려진 건 임대 업체다. 성동조선 노동자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노동자 복귀 마지노선은 있다. 노사는 '순환 휴직은 2020년 12월 31일까지 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박 지회장은 "노동자 복귀 관건은 결국 수주량을 얼마나 확보하는지, 확보하더라도 어떤 임가공 물량인지다. 이를 가늠할 수 있는 건 최소 5월은 돼야 한다"며 "모든 노동자는 하루라도 빨리 회사로 돌아가 일하고 싶어 한다. 노동자 전원이 복귀했을 때 '성동조선은 정상 가동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영에 본사를 둔 성동조선해양은 수주잔량 기준으로 한때 국내 4위, 세계 8위까지 올랐던 중견 조선소다. 11만t급 정유운반선과 15만t 원유운반선 부문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수주 부진과 파생상품 거래 손실 등으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채권단 관리를 거쳐 2018년 4월 20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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