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휘발윳값 ℓ당 1300원대
사우디-러시아 공급경쟁 계속

경남지역 주유소 기름값 하락세가 9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휘발윳값은 ℓ당 1300원대, 경윳값은 1100원대에 접어들었다. '유가 전쟁'을 벌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수급 조절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도내 주유소 ℓ당 휘발유 가격은 1월 넷째 주 1550.40원에서 다섯째 주 1549.51원, 2월 첫째 주 1543.73원, 둘째 주 1533.08원, 셋째 주 1520.35원, 넷째 주 1512.14원, 3월 첫째 주 1501.02원, 둘째 주 1484.28원, 셋째 주 1452.97원, 넷째 주 1411.39원으로 하락세다.

경유 가격 역시 1월 넷째 주 1383.97원에서 다섯째 주 1382.49원, 2월 첫째 주 1376.20원, 둘째 주 1363.50원, 셋째 주 1347.15원, 넷째 주 1336.22원, 3월 첫째 주 1321.95원, 둘째 주 1300.01원, 셋째 주 1263.62원, 넷째 주 1218.18원을 보이고 있다. 29일 오후 1시 현재 휘발윳값은 ℓ당 1383.33원, 경윳값은 1189.39원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이달 들어 50% 이상 폭락하면서 국내 주유소 기름값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는 2∼3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9일 24.6% 급락했고, 17일에는 배럴당 30달러 선이 붕괴해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에도 두바이유가 전주 대비 배럴당 3달러 하락해 26달러를 기록했다. 2월(54.2달러) 대비 반토막 난 수준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석유 수요 감소 전망 등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공급 경쟁에 들어가면서 폭락했다. 하지만 수급 조절과 관련해 논의가 진척되지 않는 상황. 2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사우디가 공급 경쟁이 불붙은 국제원유시장의 수급을 조절하는 문제와 관련해 경쟁 상대인 러시아와 협상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직접투자펀드(RDIF) 회장은 이 보도가 나오기 전 "세계 경제를 재건하려면 여러 나라의 공동 대책이 필요하다. 이는 OPEC+의 틀 안에서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균열이 간 OPEC+의 공조를 시사했다.

그러면서 OPEC+ 소속국 수를 늘릴 수 있다고 말해 최대 산유국인 미국의 동참 가능성도 간접적으로 거론했다. OPEC을 '담합 단체'라면서 비판하는 미국이 이에 가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OPEC+는 지난 3년간 감산 합의로 유가 하락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하지만 이달 6일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사우디가 제안한 감산량 확대와 기간 연장을 러시아가 거부하면서 '유가 전쟁'이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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