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감, 국무총리 간담회서 개학 우려 목소리 전달
교사단체 설문 73% 등교 연기·59% 온라인 개학 주장

4월 6일 개학에 대한 교육계, 의학계 등의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빠르면 30일 추가 개학 연기에 대한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8일 전국 시도교육감들과 각급 학교 개학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앞서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3차례 개학을 연기했다.

간담회에는 서울·경기·인천교육감은 서울청사에서, 경남도교육감 등 나머지 교육감들은 영상으로 참석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백범 교육부 차관,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함께했다.

정 총리는 이날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개학이 이루어지려면 통제 가능한 수준의 감염 위험, 학부모·지역사회·교육계의 공감대, 학교의 방역체계·자원 등 3가지가 충족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다수 교육감들은 4월 6일 개학에 우려를 표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29일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간담회에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4월 6일 개학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많았다. (시도교육감들이)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정서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빠르면 30일, 늦어도 주초에 추가 개학 연기에 대한 결정을 할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7일 코로나19 대응 준비가 미흡하다며 개학을 추가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긴급 권고문을 통해 "초중고 개학은 그 '시기'보다도 '준비' 여부가 결정의 기준이 돼야 한다. 현재는 개학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대한의사협회는 4월 6일로 예정돼 있는 개학을 연기할 것과 개학을 위한 준비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 지난 26일 오후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26일 오후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사들도 개학 연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전국 유·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지난 26·27일 4월 6일 개학과 원격수업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 설문 조사에 응한 4002명 중 73%가 '등교 개학 연기'(73%)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개학을 한다고 했을 때, '온라인 개학'(59%), '지역과 학교급에 따라 온라인 개학, 등교 개학 동시 시행'(18%) 등을 선택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출석 수업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화상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수업(강의형·토론형) △과제수행 중심수업(과제제시 및 피드백) 등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양산 성산초, 마산의신여중, 진해용원고 3개교는 원격수업 사례 발굴을 위한 시범학교로 선정됐다. 한 달 이상 개학이 연기됐는데 추가로 개학 연기가 되면, 돌봄, 학습 공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또, 온라인 기반 수업을 본격화할 경우에 나타날 문제점도 지적된다.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장은 "개학 추가 연기를 하면 돌봄, 학습 공백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학생들의 건강, 안전이 가장 우선이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온라인 개학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철저한 준비와 시범운영이 선행되지 않으면, 노트북 등 학습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한 아이들이 소외되는 등 각종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개학한 싱가포르 상황 등을 참고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효과, 국내 환자 발생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학 연기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싱가포르 교육부는 지난 23일 개학했다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자, 내달 1일부터 모든 학교가 일주일에 한 번씩 재택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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