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이 한 달 넘게 연기되면서 아이가 온종일 집에서 지낸다. 아파트 앞 놀이터는 일찌감치 출입금지 띠를 두른 채 폐쇄됐다. 날씨가 따뜻해지자 벚꽃이 한창 폈지만, 꽃놀이는 언감생심이다. 집에만 붙들려 있던 아이는 급기야 아이패드를 한참 하더니 '시리(Siri)'와 친구가 됐다. '시리'는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다.

아마도 대다수 아이들은 집에서 온종일 소일거리(?)를 찾고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육아정책연구소는 그러한 요구 때문인지 '부모를 위한 놀이 활동 팁'을 안내하기도 했다. 신문지를 활용해 달리기도 하고, 신문지 야구 등을 하라며 놀이 방법을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번 주부터 EBS 라이브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학년에 따라서 1교시, 2교시 등으로 나눠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초·중·고를 대상으로 한 수업이 진행되자 누리집 접속자가 한때 몰려 오류까지 발생했다.

학원들은 학생, 학부모들의 요구 등으로 속속 문을 열고 있다. 도내 학원들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휴원율이 30%대였지만, 이번 주는 10%대로 크게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계속해서 교육 당국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에게 처음인 이 상황에 다들 온전히 적응해 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4월 6일 개학 예정일은 다가오고 있다. 학교마다 감염병 예방 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이제 온라인 개학까지 논의되고 있다. 교육부는 원격으로 이뤄지는 수업을 학교 수업 일수·시수로 인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면서, 감염증 상황에 따라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개학이 한참 미뤄지는 만큼 새로운 학기에 대한 대비에 더 철저함을 기해야 할 것이다. 혹여라도 한 달 이상 학생들이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곳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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