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등 활용 실시간 화상·녹화 동영상 강의 개설
불가피한 대면 수업 시 방역 수칙 지키려 '띄엄띄엄'

창원지역 학원가가 코로나19에 맞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을 닫고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하거나, 비대면 수업과 대면 수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정부 권고를 지키면서 생존도 모색하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학원가 = 26일 오후 1시 30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서로 메트로시티. 이 아파트 주변에 모여있는 일부 입시학원들은 온라인으로 실시간 화상 강의를 진행하는 한편 대면 수업을 원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학원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초중고 입시학원을 운영 중인 ㄱ 씨는 "정부 권고가 나온 이후부터 중고등학생을 위한 온라인 화상 강의를 하고 있다. 학생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국영수사과 수업을 학원에서 듣길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자리를 띄워놓은 상태에서 대면 수업을 하고 있다. 정부 권고대로 학원 운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원 카운터 위에는 손 소독제와 함께 방문자들을 기록하는 명단이 놓여 있었다. 학원 수업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수강할 수 없었다.

이 학원 근처에 있는 또 다른 입시학원도 온라인으로 실시간 화상 강의와 함께 대면 수업을 진행 중이다.

학원 관계자 ㄴ 씨는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 수업은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이 원해서 따로 진행하고 있다"며 "학원은 대면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코로나19에 전염되는 일을 막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건물 내부 방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강의와 대면 강의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정부 권고를 따르는 학원이 있는 반면 아예 학원 문을 걸어 잠갔다가 다시 문을 열어 대면 수업만 진행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 영어·수학 전문 학원 원장 ㄷ 씨는 지난달 24일부터 3주 동안 휴원하다 지난 23일부터 학원 문을 다시 열었다. 이 학원은 다시 개원한 뒤부터는 대면 수업만 진행 중이다.

ㄷ 씨는 "대면 수업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코로나19 전염을 막기 위해 학생들의 자리를 최대한 띄워놓고 있다"며 "지침대로 소독도 하고 손 소독제도 학원에 두고 있다. 학원 방문자 모두에게 발열 검사도 하면서 수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학학원 원장 ㄹ 씨도 "3주간 휴원했다가 이번 주 학원 수업을 재개했다"며 "대면 수업을 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많아서 지금은 학원에 오는 학생들만 대면 수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권고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학원 문을 닫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어서 문을 열었다"라고 말했다.

▲ 25일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한 학원이 학원문 앞에 휴원 안내문을 붙여놨다. /최석환 기자
▲ 25일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한 학원이 학원문 앞에 휴원 안내문을 붙여놨다. /최석환 기자

◇창원시 성산구 학원가 = 지난 25일 낮 12시께 성산구 원이대로 스카이웰빙파크 안. 학원이 몰려있는 건물 3∼6층 복도는 소리 없이 조용했다. 학원 불은 점심시간이 돼서야 조금씩 켜지기 시작했다. 문을 열더라도 이곳을 찾는 학생들의 발길은 많지 않았다.

이 건물에서 수학학원을 운영 중인 ㅁ 씨는 정부 지침에 따라 지난달 24일부터 학생들의 등원을 막고 있다고 했다. ㅁ 씨는 창원시학원연합회에서 공동구매한 손 소독제를 원내 카운터 위에 비치하고 있었다. ㅁ 씨는 지금까지 교육청에서 현장 방문을 2차례 나왔었다고 밝혔다.

그는 "학원에서 진행되는 대면 수업은 없다. 학생 관리 차원에서 무료로 영상 수업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면서 학원을 운영 중이다"라며 "처음에는 이렇게 상황이 길어질 줄 모르고 무료 강의를 시작했는데, 계속해서 수익이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서 힘들다. 학원에 학생들이 없어도 감염을 막기 위해 방역을 하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건물에서 어학원을 운영 중인 ㅂ 씨는 지난달 24일부터 학원 유튜브 채널에 영상강의를 올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ㅂ 씨는 주로 학원에서 영상을 촬영해 지금까지 160여 편의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게재했다.

그는 "수업 영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정부 권고 때문에 이렇게 학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더 길어진다면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학원을 운영 중인 ㅅ 씨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리모트미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이다. 학부모 중에서는 이렇게라도 온라인 수업을 수강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며 "고등학생 수업의 경우 학부모들이 허락해주신 학생들만 한 강의실에서 1∼2명씩 대면 수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학학원 원장 ㅇ 씨도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모두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고등학생은 1m씩 간격을 띄워놓고 한 강의실당 4∼5명씩 대면해서 수업하고 있다"라며 "지난달 24일부터 3주간 휴업했다가 적자가 4000만 원이 났다. 더는 버티기가 힘들어서 지난 15일부터 학원 문을 다시 열었다"고 말했다.

한편 창원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을 내달 5일까지 추진한다. 시는 이 같은 방침을 정하고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에 대해 현장 점검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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