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주민연대, 도에 성금
"돈보다 마음 받아줬으면"

어려운 이웃이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며 도내에 살고 있는 외국인 이주민들이 정성을 모았다.

경남이주민연대 소속 14개국(네팔·몽골·미얀마·방글라데시·베트남·스리랑카·우즈베키스탄·인도네시아·일본·중국·캄보디아·태국·파키스탄·필리핀) 이주민들은 26일 경남도에 코로나19 극복 성금 1400만 원을 기탁했다.

기탁식에는 수베디 여거라즈 경남이주민연대 상임대표, 10개 교민회 회장, 강기철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과 김경수 지사, 이철승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대표가 함께했다.

수베디 상임대표는 "이주민들 고국에서 터진 재난으로 거리모금을 할 때마다 도민들이 적극 동참해 줬다. 어떻게 갚으면 좋을까 하는 마음에 이번 모금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성금과 함께 '고마워요 코리아' '함께할게요' 등 문자메시지를 보내준 이주민들이 많다"며 "이번 기회에 한국사회 구성원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는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주민들의 정성이다. 서로 힘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기철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몇 십억 원보다 귀중한 성금이다. 사회의 차갑고 어두운 사각지대를 찾아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 경남에 사는 14개국 이주민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모은 성금 1400만 원을 26일 경남도에 전달했다.  /경남도
▲ 경남에 사는 14개국 이주민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모은 성금 1400만 원을 26일 경남도에 전달했다. /경남도

각국 교민회 대표들도 연대의 뜻을 전달했다.

라시가 나리싱에 스리랑카 교민회장은 "도민들이 돈보다는 마음을 받아주었으면 좋겠다. 어려울 때마다 손을 내밀어 준 한국이 힘들 때, 우리는 언제나 함께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히시게 몽골 교민회원 역시 "한국생활 10년 동안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도민들 사랑으로 다 이겨냈다. 감사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모금 계획은 경남이주민연대와 이주민센터가 도내 외국인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의논하는 과정에서 처음 나왔다. 한국이 겪는 어려움에 연대해야 한다는 몇몇 교민회의 제안이 있었고, 모두가 공감했다. 특히 성금을 사회 취약계층에 전달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모금운동은 지난 5일 시작돼 오는 28일까지 이어진다. 경남이주민연대는 모금이 끝나면 모인 성금을 경남도를 거쳐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할 예정이다.

이에 김경수 지사는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이라는 걸 모금 과정에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체류기간이 지난 이주민 등 더 어려운 분들도 있다. 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도록 교민회가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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