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일 때 치통·두통 동반
콧속 연골 휘어지면 확률↑
중이염 등 합병증 조심해야

'코로 숨 쉬니까 좋다'는 광고 문구가 한창 인기 있던 때가 있었다. 그야말로 축농증·비염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소리이기도 했다. 자려고 누우면 잠보다 먼저 밀려오는 콧물. 이리저리 뒤척이다 날 새는 창밖을 보게 되는 날이면 하루가 그냥 시작도 하기 전에 허무하게 느껴진다.

봄철. 서서히 꽃가루로 말미암은 알레르기성 비염도 걱정되는 계절이다. 비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축농증 원인이 될 터. 이걸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창원파티마병원 이비인후과 이상하 과장을 만나 원인과 치료, 예방법을 물어봤다.

▲ 이상화 창원파티마병원 이비인후과 과장.<br /><br /> /정현수 기자
▲ 이상하 창원파티마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정현수 기자

-축농증이란 게 뭐죠?

"흔히 축농증으로 알려졌지만 부비동염이 정확한 병명입니다. 그림1(사진 참조)과 같이 코 주위로 상악동, 사골동, 전두동, 접형동이라는 공간이 있는데 이를 '부비동'이라고 합니다. 정상이면 이 부비동은 공기로 차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비동이라는 공간에 그림2(사진 참조)의 왼쪽 회색 부위처럼 고름 즉 '농'이 '축적'되는 질환이 '축농증'입니다. 부비동 점막에서 갑자기 염증성 질환이 발생하는 것을 '급성부비동염'이라고 하는데 코안으로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옵니다. 이는 대부분 내과적인 치료로 한 달 안에 회복됩니다. 하지만 3개월 이상 지속하면 만성 부비동염이라고 부릅니다."

-코막힘 증상이 일어나는 주요 원인이 뭔가요?

"주로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비염으로 인한 코막힘이 많습니다. 하지만, 흔히 알고 있는 축농증이나, 코의 중간 연골이 휜 비중격만곡증, 콧구멍에 생긴 물혹이나 종양 때문인 경우도 있습니다."

-축농증과 비염, 어떻게 다른가요?

"비염이 생기면 코안의 점막이 부으면서 코도 막히고, 콧물 증상이나 재채기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비염의 증상이 더 진행되면, 코안 분비물의 배출에 문제가 생겨서 축농증이 생깁니다."

-코 질환으로 치통이 올 수도 있나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급성 축농증이 심하면, 얼굴을 누를 때 통증이 있기도 합니다. 치통, 두통 증상까지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비중격만곡증, 즉 콧속 좌우를 나누는 벽인 비중격이 휘어진 사람은 축농증이 잘 걸린다면서요?

"비중격만곡증이 있는 경우 축농증이 더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왜냐면 비중격만곡증에 의해 콧구멍이 좁아지면, 원활하게 분비물이 배출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축농증에 관해 여러 속설이 있던데 확인 부탁드립니다. 먼저 코딱지를 먹으면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얘기 근거가 있나요?

"약 3년 전 미국 미생물학회에서 코딱지가 호흡기 감염, 위궤양, 에이즈 바이러스까지도 막을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임상적으로 충분히 증명된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코를 많이 후비게 되면서 코피가 나고, 코딱지가 형성되는 것을 촉진하고, 염증을 더 악화시키겠죠."

▲ (그림1)부비동의 구조와 위치.
▲ (그림1)부비동의 구조와 위치.
▲ (그림2)안면 자기공명영상. 왼쪽 흐릿한 부분은 농이 찬 모습. /창원파티마병원
▲ (그림2)안면 자기공명영상. 왼쪽 흐릿한 부분은 농이 찬 모습. /창원파티마병원

-구취가 심한 사람, 혹시 축농증이 원인일 수 있습니까?

"축농증을 앓으면 코안에 고름(농)이 배출되기 때문에 악취가 나기도 합니다. 축농증이 오랫동안 지속하면, 환자는 후각이 저하되고 악취에 적응하여 느끼지 못하지만, 근거리 접촉하는 사람은 환자에게서 악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어릴 때 방바닥에 엎드려 공부한 적이 많은데 그 때문에 축농증이 생기기도 하나요?

"전혀 근거 없는 속설일 뿐입니다."

-사람들 코털이 비어져나오면 쏙 잡아 빼잖아요, 괜찮나요?

"사람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1만 리터의 공기를 들이마시는데, 여기에는 산소와 함께 먼지, 세균, 바이러스 등등 다양한 이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때 코털이 일차적으로 방어하죠. 그러나, 코털을 뽑으면 이때 생긴 모공으로 먼지, 세균, 바이러스 등이 침투하고, 정맥 혈관을 타고 들어가면 뇌수막염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코털은 바깥으로 비어져나온 부분만 가위로 잘라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좀 그런 질문이긴 한데 축농증 콧물 삼켜도 되나요?

"일부러 삼킬 필요는 없습니다. 세균이 포함되어 있으니 뱉어내거나, 생리식염수로 코안을 씻어 배출하는 게 좋습니다."

-축농증 검사는 어떻게 합니까?

"코 내시경 검사를 통해서 고름이 배출되는 것이 관찰되면, 쉽게 축농증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급성 축농증이 동반하는 합병증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코의 분비물이 목으로 넘어가면서 인두염이 발생할 수도 있고,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을 통해서 바이러스나 세균이 전파되어 중이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분비물에 포함된 세균 등이 눈에 전파되어 '안와봉와직염(눈 조직 급성 감염)'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 뇌수막염 가능성도 있고요, 하기도로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이 전파되면 기관지염이나 폐렴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임플란트 시술 부작용으로 축농증이 생기기도 한다면서요? 어떤 경우지요?

"치아 뿌리와 상악동이 맞닿아 있어서 부작용으로 축농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치성축농증이라고 해요.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러 치과를 가 보셨던 분은 잘 아실 겁니다. 임플란트 시술 전에 축농증이 있는지 확인하고, 축농증이 있으면 이비인후과에 방문해 치료를 받은 후 임플란트 시술을 하자고 하실 겁니다. 축농증이 있는 상태에서 윗니 임플란트를 심으면, 축농증 염증이 임플란트 주위 치조골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이 상태가 지속하면 임플란트가 흔들리고 불안정져요. 치성축농증은 종합병원인 경우 치과와 이비인후과의 협진으로 이루어져요."

-축농증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예방법도 알려주시죠.

"심하면 수술을 하지만 농을 제거하고 더 생기지 않게 항생제 처방으로 이루어져요. 축농증과 비염은 대부분 상기도 감염(감기) 등으로 더 악화할 수 있기에, 손을 항상 깨끗이 씻어 감기를 예방해야 합니다. 손에 세균이 많거든요. 콧물 같은 감기 증상이 심해지면 약국에서 식염수를 산 뒤 매일 코를 씻어주면 도움이 됩니다. 방법은 한쪽 코로 넣고 다른 코로 내보내면 됩니다. 평소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신 분은, 약물치료로 미리 잘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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