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며칠만 작열하듯이 만개하는 눈부신 벚꽃! 그 꽃잎들의 집약적 화사함과 찰나적 매력은 폭죽처럼 터진 그 생의 절정에서 미련없이 지는 처연함을 가슴 서늘히 보여주는 증명이요 빛남입니다.

그 벚꽃의 전국 최대 규모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코로나19 역마(疫魔)의 헤살 놓기로 애석하고 안타깝게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만개 직전의 터질 듯 부푼 꽃몽오리의 개화를 역(逆)섭리로 막을 수도 없고, 군항제 즐김 "방문 자제" 호소(허성무 창원시장)쯤이야 싶은 일부 손님들의 막무가내 발길에 족쇄를 채울 도리도 없는지라 이래저래 전전긍긍일 뿐입니다.

마침 눈에 띈 당대(唐代) 시인 나업(羅鄴)의 시 '共友看人花(공우간인화)' 두 구절을 따 옮깁니다. '꽃이 피었을 땐 구경 한 번 못할까 걱정이더니'(花開只恐看花遲) / 와서 보니 보지 않았을 때보다 시름이 더 많네(及到愁多未看時)'! 진해 벚꽃에 얽히는 '시름'의 대변 아닐까요?

코로나19를 알 리 없는

벚꽃이 손짓을 할지라도

군항제로 끌리는 맘들은

고삐 힘껏 당길 일이네

그렇게

덕(德) 품은 가슴 가슴엔

보상의 벚꽃 더 환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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