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임기에 '성과 압박'추측
경남은행 "투뱅크 체제 안정"

BNK금융그룹 김지완 회장과 황윤철 BNK경남은행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황 행장은 임기 1년이 주어졌는데, 2년 연임일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결정이라 그 배경이 주목된다.

황 행장의 연임은 사실상 확정적인 분위기였고, 연임이 결정됐을 때도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상경영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펼치기 위한 결정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임기가 1년으로 주어진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황 행장뿐 아니라 BNK금융 계열사 CEO(최고경영자)인 빈대인 부산은행장도 이번에 연임됐다.

이는 일단, 은행 실적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경영 성과에 따라 1년 뒤에 다시 연임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1년간 성과를 평가해 이후 임기 연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영능력 시험대에 = 이로써 황 행장은 앞으로 1년 사이 자신의 경영 능력을 다시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1년 임기는 그만큼 경남은행이 처한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제로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은행은 수익성 관리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새 임기를 시작하는 황 행장은 2020 경영방침을 '미래를 향한 도전, 새로운 변화'로 정했다. △NIM(순이자마진) 개선과 자산건전성 제고 △신시장 개척 △디지털거버넌스 확립 △핵심인재 양성 등의 전략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100년 은행으로 나아가는 기반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어찌 됐든, 황 행장으로서는 1년 내 확실한 결과물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황 행장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과 제고 등 당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 창원시 마산회원구 경남은행 본점 전경. /경남은행
▲ 창원시 마산회원구 경남은행 본점 전경. /경남은행

◇경남-부산은행 합병? = 3년 임기를 다시 시작하는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됐다. 앞으로 지주와 계열사가 새롭게 진용을 갖춘 만큼, 안정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하여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소속 은행장의 임기를 1년으로 단축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의 합병론을 연관 짓는 목소리도 있다. 김 회장은 BNK금융 회장에 오르는 과정에서도 경남은행이 부산은행에 합병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와 지역사회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시 김 회장은 경남은행 브랜드가치를 높게 평가해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황 행장에게 임기 1년이 주어지면서 합병론이 다시 흘러나왔다. 행장 연임 건과 관련해서는 임추위에 일임했다고는 하지만, 김지완 회장의 의중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회장이 이번 연임으로 친정체제를 공고히 하고, 행장 임기를 1년으로 정해 행장에 대한 지주 회장의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 제고 등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자 두 은행의 합병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경남은행 관계자는 "투 뱅크 체제는 현재 안정을 잡았다. 지역 반감을 사면서 두 은행을 합병할 이유가 없다. 하드웨어적인 두 법인은 계속 간다. 그룹 차원도 마찬가지다. 행장의 임기 1년과 부산은행과 합병설은 전혀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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