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선거구 획정…경남 16개
창원 성산, 선거구 면적 가장 작아
산청·함양·거창·합천과 40배 차이

우여곡절 끝에 제21대 총선 선거구 획정이 끝났습니다. 경남 선거구는 모두 16곳입니다. 창원시 의창구, 창원시 성산구,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시 진해구, 진주시 갑,  진주시 을, 통영시·고성군, 사천시·남해군·하동군, 김해시 갑, 김해시 을,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거제시, 양산시 갑, 양산시 을,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선거구입니다.

어떤 후보든 선거기간 유권자를 한 명이라도 더 만나길 바랍니다. 누구든 유권자를 만날 시간은 똑같습니다. 따라서 선거구 면적이 작으면 후보 처지에선 이득인 셈입니다.

경남에선 어떤 선거구가 비교적 유리할까 궁금해졌습니다.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토대로 선거구 면적을 따져봤습니다. 면적은 2017년 기준(김해시는 2016년)입니다. 비교하기 쉽게 인구 기준도 2017년에 맞췄습니다. 참고로 선거구 획정 기준이 되는 인구는 선거일 전 15개월이 속하는 달 말일이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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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면적이 큰 곳은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선거구입니다. 3306.91㎢입니다. 경남도 면적이 1만 539.77㎢이니까 31%를 차지하는 거대 선거구입니다. 거창군 최북부에 있는 고제면에서 서남단 산청군 단성면 호리까지 자동차로 가려면 83.5㎞를 1시간 14분 동안 달려야 합니다. 그럼에도 인구는 18만 8385명입니다. 후보 처지에서 선거운동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듯합니다.

다음은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선거구입니다. 2230.96㎢입니다. 이 선거구는 횡단 거리가 굉장히 깁니다. 의령군 서부에 있는 대의면 마쌍리에서 밀양시 북동부에 있는 산내면 삼양리까지 가는 데 자동차로 2시간이 걸립니다. 최단 거리만 142.4㎞입니다. 선거운동 효율성으로 따지면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선거구와 호각입니다. 인구는 27만 7385명입니다.

이어서 사천시·남해군·하동군 선거구입니다. 1431.83㎢입니다. 남해군 유인도가 3곳이라 후보 처지에서 유권자를 두루 만나는 일이 만만찮을 듯합니다.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에서 남해군 남단에 있는 미조면 송정리 설리 어촌체험마을까지 자동차로 가는 데도 1시간 48분이 걸립니다. 95.3㎞를 달려야 합니다. 인구는 21만 2227명입니다.

통영시·고성군 선거구가 뒤를 잇습니다. 757.79㎢입니다. 변수는 섬입니다. 통영 570여 개 섬 가운데 유인도가 44개입니다. 둘 이상 지역을 한 선거구로 묶으면 자연히 면적이 넓어집니다. 가장 면적이 넓은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선거구부터 통영시·고성군 선거구까지 모두 둘 이상 지역을 하나로 묶은 선거구입니다.

단일 지역 선거구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넓은 곳은 거제시 선거구입니다. 402.75㎢입니다. 면적이 넓다는 말은 이동 거리도 길다는 뜻입니다. 거제시 북부에 있는 장목면 구영리에서 남부에 있는 남부면 저구리 홍포선착장까지 자동차로 1시간 10분이 걸립니다. 거리는 60.3㎞입니다. 섬은 73개입니다. 유인도는 10개입니다. 인구는 지금까지 언급한 선거구 가운데 두 번째로 많습니다. 26만 3162명입니다.

다음은 진주시 을 선거구입니다. 갑·을 선거구로 나눈 지역 중에 가장 면적이 큽니다. 376.50㎢입니다. 인구는 16만 2932명입니다. 따로 설명하겠지만 진주시 갑 선거구보다 면적은 크지만 인구는 적습니다.

이어서 양산시 갑 선거구입니다. 361.57㎢으로 진주시 을 선거구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인구는 17만 7774명으로 진주시 을 선거구보다 1만 4000명가량 더 많습니다. 다만 같은 지역인 양산시 을 선거구보다 3배가량 면적이 크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진주시 갑 선거구입니다. 면적은 336.44㎢입니다. 인구는 18만 8615명입니다. 진주시 갑 선거구 후보와 비교했을 때 선거운동 효율성이 높은 편입니다. 그나마 한 지역을 갑·을로 나눈 다른 선거구에 비해 편차가 크지 않습니다.

다음은 김해시 갑 선거구입니다. 면적 305.90㎢입니다. 인구는 28만 2385명입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선거구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습니다. 다만 선거운동 효율성은 뒤에 나올 김해시 을 선거구가 더 높습니다.

창원시는 총 5개 선거구로 나뉘는데, 241.03㎢로 창원시 마산합포구 선거구가 가장 넓습니다. 인구는 18만 4097명입니다. 진북면·진동면·진전면 등 읍면지역이 넓게 형성돼 있습니다.

다음은 창원시 의창구 선거구입니다. 211.14㎢입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선거구와 면적 차이는 크지 않지만 인구가 25만 7272명입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선거구와 비슷하게 북면·동읍 등 읍면지역이 넓습니다.

김해시 을 선거구가 뒤를 잇습니다. 면적은 157.45㎢입니다. 김해시 갑 선거구 면적 절반가량입니다. 인구는 26만 8373명으로 김해시 갑 선거구보다 1만 명가량 적은 정도입니다. 같은 김해지역이지만 단연 을 선거구 후보가 유리합니다.

양산시 을 선거구입니다. 123.87㎢입니다. 앞서 설명했지만 양산시 갑 선거구 면적과 차이가 상당합니다. 한 지역을 갑·을로 나눈 선거구 가운데서도 면적 차이가 가장 큽니다. 인구는 16만 6676명으로 1만 명가량 적습니다.

다음은 창원시 진해구 선거구입니다. 122.82㎢입니다. 화천동 진해중앙시장에서 부산 강서구 녹산지구국가산업단지와 맞닿은 용원동까지 자동차로 가는 거리가 대략 20㎞ 정도라는 점이 특징이겠습니다.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선거구 같은 곳에 비하면 두루 돌아다니기 어렵지 않겠습니다. 인구는 19만 3121명입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선거구입니다. 90.58㎢입니다. 경남 선거구 가운데 면적 100㎢ 이하는 두 군데입니다. 인구 20만 6144명으로 다른 선거구와 비교했을 때 아주 적지도 많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면적이 가장 큰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선거구 인구보다 2만 명가량 많습니다.

마지막입니다. 경남 선거구 가운데 가장 면적이 작은 곳은 창원시 성산구 선거구입니다. 82.22㎢입니다. 면적은 작은데 인구는 23만 2023명입니다. 선거운동 효율성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해안지역인 귀산동이 도심에서 다소 떨어져 있긴 합니다만, 자동차로 10~15분 정도 달리면 갈 수 있는 정도입니다. 창원대로를 중심으로 산업단지, 기업이 몰려 있어 출퇴근 시간만 잘 활용해도 선거운동 효과가 크겠습니다.

경남 선거구 가운데 가장 면적이 큰 선거구(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와 가장 작은 선거구(창원시 성산구)는 무려 40배 차이가 납니다. 인구는 오히려 가장 면적이 작은 선거구가 4만 3638명이나 더 많습니다.

어떤 후보 처지에선 주어진 선거 환경이 못마땅할 수는 있겠습니다. 당장 내달 2일 선거기간이 시작되는데, 코로나19 염려로 기존 선거처럼 직접 유권자를 만나기도 어려우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아무 노력 없이 유권자 선택을 기다려선 안 되겠습니다. 후보라면 적어도 한 번은 선거구 내 모든 유권자를 만나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기를 기대합니다. 선거기간조차 들르지 않는 지역은 당선이 되더라도 들르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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