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협동·나눔의 가치 실천에 초점
지식 전달이 아닌 토론·탐구·성찰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으로 일상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 개교와 입학식이 세 번이나 연기되어 학교는 지금 공황 상태다. 하루빨리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4월 6일 개학도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다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자고 담화문을 발표했다.

보름(3월 22일∼4월 5일) 동안 전 국민이 희생과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운영을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외출을 가급적 자제하고, 사적인 집단모임이나 약속, 여행은 연기하거나 취소해 줄 것을 호소했다. 재택근무를 활성화하고 부득이하게 출근했을 경우에는 거리 유지 등 필요한 지침을 반드시 준수하라고 했다.

정 총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평온한 일상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 지금 우리는 바이러스 전쟁 상황에서 살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 전쟁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전망이다. 또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큰 사건 사고는 큰 배움과 성찰도 동반한다. 비로소 우리는 자연생태계를 지나치게 파괴하면서 인간의 욕망만 채우며 살아왔다는 성찰이 일어나고 있다. 더 풍요롭고 더 안락하고 더 편리한 생활을 갈구하며 오직 '경제성장 만능주의'에 빠져 살아왔음을 성찰하고 있다. 이제 우리들 삶의 양식과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이 지구별 위에서 인류의 삶도 끝날 것임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학교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교실 수업에서 기후변화와 생태 위기 상황을 토론하고, 일상생활 습관을 바꾸려는 실천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또 자본주의 '성장시대의 종언'을 넘어 어떻게 '협동과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며 살 것인지, 나아가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넘어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를 깊이 사유하고 토론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학교가 문을 열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면서 '학교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코로나19 이후 전통적인 학교의 기능과 역할은 축소되고, 교육의 개념도 시간·공간적 한계를 초월할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수업의 형식에 큰 변화가 예측된다. 가령 미래형 교실 수업으로 거론되던 화상 강의나 온라인 수업이 빠르게 도입되고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교사들의 역할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사들은 사회적관계망(SNS)을 활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자기주도 학습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지식 전달 교육은 영상매체나 온라인 강의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제 교사는 수업을 재구성하거나 온라인 강의 보조 안내자 역할을 하면 된다.

그렇다면 교사는 앞으로 어떠한 역량을 갖추어야 할지 분명해진다. 단순한 지식 전달자로서의 교사 역할은 이제 끝났다. 훌륭한 교사는 스스로 배움과 성찰에 목마른 사람이다. 교사는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와 철학이 무엇인지를 학생들과 함께 끊임없이 탐구하고 토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코르나19의 위기는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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