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한국지엠새마을금고 코로나19에 주주총회 묘안
차량 이동형 진료소 본떠 야외 주차장서 개최 눈길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많은 인원이 모이는 행사나 활동이 대부분 중단된 가운데, 창원지역 한 새마을금고가 야외 주차장에서 각자 자동차에 탄 채로 '드라이브 스루' 방식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새로운 진풍경이 펼쳐진 셈이다.

22일 오후 3시 45분 창원시 성산구 성주동 한국지엠 주차장. 크기와 모양도 제각각인 승용차 수백 대가 들어섰다.

이들은 이날 열린 한국지엠새마을금고(이사장 이상규)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려 모였다.

참석자들은 행사 주최 측의 안내를 받아 주차 선에 맞춰 가지런히 차량을 세우고,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니 사회자의 음성이 귀에 들어온다. 차량 앞쪽으로는 대형트럭을 이용해 꾸며놓은 무대가 눈에 들어왔다.

창원 한국지엠새마을금고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가 권고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에 동참하고자 이날 정기총회를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방식으로 진행했다. 해마다 사내식당을 빌려 행사를 진행했지만, 이날은 주총 장소를 주차장으로 대신했다.

한국지엠새마을금고 김대창 전무는 "애초 정기주총을 2월 23일로 공지했지만, 창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주총을 무기한 연기했다"면서 "배당금 승인 등의 안건이 무작정 미뤄질 수 없다고 판단해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드라이브 스루 주주총회는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선별진료소에 도입된 드라이브 스루에서 영감을 얻었다.

김대창 전무는 "외국계 회사다 보니 통역기를 이용해 행사를 치른 경험이 있고, 최근 뉴스에서 본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 이를 도입하면 되겠다 싶어 드라이브 스루 주총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자동차에서 탑승한 채로 서명을 하고, 나눠준 행사용 이어폰과 총회자료집을 통해 주총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발언권을 얻으려면 라이트를 깜빡거리고, 경적을 눌러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한국지엠새마을금고는 이번 드라이브 스루 총회가 아직 주주총회를 개최하지 못한 다른 새마을금고나 비슷한 규모의 금융기관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자평했다.

김 전무는 "방역당국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노력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신속한 배당금(약 3억 원) 지급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불편을 감수하고 총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준 모든 회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새마을금고는 총회가 끝난 후, 행사장 주변을 전체 방역했고, 회원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며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끝까지 온 정성을 쏟았다.

한편, 지난 1991년 자본금 1700만 원으로 설립된 한국지엠새마을금고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한국지엠 창원공장 직원과 가족을 포함해 총 4192명의 회원과 총 547억 9300만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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