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환경련 "생태계 위험"
시민지킴이 꾸려 현장 답사
시 "환경파괴 최소화할 것"

"이곳은 남강 시내 구간 중에서 유일하게 남은 생태계 보고이다. 이런 곳에 굳이 자전거도로를 내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진주환경운동연합 주최로 23일 남강댐 아래 자전거도로 시작점에서 열린 '희망교~남강댐 자전거도로 조성을 반대하는 시민지킴이 활동'에 나온 시민들에게 오광석(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원) 교사는 이렇게 강조했다.

이날 지킴이 활동에 나온 학부모와 어린이 등 20여 명은 자전거도로 예정지 맞은편에서 오 교사와 함께 '남강의 새 이야기'를 듣고, 남강 생태계를 확인했다.

사업 현장에서 진주참여연대·진주환경운동연합·깔깔숲 놀이터의 회원·시민들과 함께 조류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오 교사는 "이 구간은 사람들의 출입이 많지 않아 멸종위기종 1급에 해당하는 호사비오리(천연기념물 제44호)가 관찰되는 유일한 구간"이라며 "만약에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면 절대 그런 생물을 그곳에서 볼 수 없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창래 진주참여연대 공동대표도 "환경 파괴 우려가 있는 곳에 자전거도로를 애써 새로 만들 필요가 없다. 강 맞은편에 이미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 23일 진주환경운동연합 주최로 남강댐 아래 자전거도로 시작점에서 열린 '희망교~남강댐 자전거도로 조성을 반대하는 시민지킴이 활동'에 나온 시민들에게 오광석(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원) 교사가 설명하고 있다. /김종현 기자
▲ 23일 진주환경운동연합 주최로 남강댐 아래 자전거도로 시작점에서 열린 '희망교~남강댐 자전거도로 조성을 반대하는 시민지킴이 활동'에 나온 시민들에게 오광석(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원) 교사가 설명하고 있다. /김종현 기자

이날 시민지킴이단은 남강 수면에서 댕기흰죽지, 흰뺨검둥오리, 청머리오리, 물닭, 왜가리 등과 수변 쪽에서 직박구리, 찌르레기, 검은머리방울새, 노랑턱멧새, 오목눈이, 붉은머리오목눈이 등 수십 종의 새를 관찰했다. 또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의 똥도 현장에서 확인했다.

앞으로 시민 지킴이단은 야행성인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2호)를 관찰하는 저녁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달 5일 시민지킴이 활동 2탄을 진행할 계획이다.

진주시는 내동면 희망교에서 판문동 남강댐까지 2.8㎞ 자전거도로 구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올 하반기에 사업비 110억 원을 투입해 전체길이 2.8㎞ 구간의 자전거 도로를 개설해 내년 12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희망교~유수역 구간과 상평교~혁신도시 구간 자전거 도로 공사를 마쳤고, 희망교에서 남강댐까지 이어지는 자전거·산책 겸용도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내동면을 통과하는 현재 자전거도로는 희망교를 경계로 끝나기 때문에 남강변을 따라 달리려면 건너편 평거·판문동으로 넘어가야 한다. 이 구간의 공사가 끝나면 남강댐에서 혁신도시 남강교까지 남강변 양쪽에 총 31㎞ 길이의 순환도로가 완성된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등은 "사업예정 구간의 퇴적층 수직절벽은 수리부엉이와 참수리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로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면 야생동물이 쉬거나 번식할 곳을 잃을 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이미 예산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 환경영향평가법 제33조에 따라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용역에 착수했으며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겠다"면서 "공사 구간 중 절반 정도는 이미 차량이 들어갈 수 있는 도로가 조성돼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