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반토막 "하루 5만 원도 안돼"…사납금 인하·도 지원에 기대

올해로 2년째 창원협동조합택시에서 택시를 몰고 있는 김성우(67) 씨는 거리에 1시간씩 차를 대고 손님을 기다리는 일이 잦아졌다.

주로 그가 손님을 태우는 곳은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일대다.

김 씨는 "거리를 오가는 손님이 없어서 매출이 절반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월 150만 원을 벌던 김 씨는 이번 달에 75만 원이나 벌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손님은 하루 평균 20명 정도를 받고 있다고 했다. 김 씨는 어머니와 아내 세 식구와 함께 살고 있다.

김 씨의 아내는 최근 2년간 해오던 요식업 야간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장사가 안 된다며 앞으로 아르바이트를 쓰지 않겠다고 매장 사장이 통보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내가 돈을 잘 벌지 못하니까 아내가 야간에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그마저도 매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못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택시에 손님이 타면 좋다가도 전염병에 감염이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하게 된다. 은행 빚이 많은데, 여러모로 걱정이 많다"라고 말했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에서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박민호(62) 씨도 김 씨와 마찬가지로 창원협동조합택시에서 일하고 있는 택시기사다. 박 씨는 북면 일대에서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하루 12시간씩 근무 중이다. 새벽까지 근무해도 그에게 떨어지는 수익은 하루 평균 5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

박 씨는 "북면에 4만 가구 정도가 살고 있는데 자영업 장사가 안 되니까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이 없다"며 "전염병이 돌기 전에는 밤에 장사가 잘되는 편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전까지만 해도 그의 월 평균 수입은 200만 원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100만 원도 벌지 못하고 있었다.

김 씨와 박 씨가 소속되어 있는 창원협동조합택시는 마창택시 소속 택시기사들이 지난 2018년에 설립한 경남지역 최초의 택시조합회사다. 이 회사의 기준금(사납금)은 일반 법인택시(약 13만~15만 원)의 절반 수준인 6만 원이다.

기준금 납부액이 적으면 기사들의 수익은 늘어나고 장기간 차량운행에 따른 노동강도는 줄어든다.

일반 법인택시는 기사가 벌어들인 하루 수익에서 기준금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일당으로 수령해가는 구조인 반면 창원협동조합택시 소속 조합원들은 일당이 아닌 월급으로 임금을 받아간다. 일반 법인택시와 비교해 개인이 가져가는 수익이 많은 구조인 것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조합원들의 급여가 반 토막 수준으로 감소하자, 창원협동조합택시는 이들을 위해 지난 1일부터 기준금을 기존 6만 원에서 4만 원으로 깎았다. 이 혜택을 받은 조합원은 총 85명이다.

창원협동조합택시는 정부 지원 대출을 받아 조합원들의 월급을 주거나, 개인적으로 대출을 받은 조합원에게 대출 이자를 지원해주는 자구책도 검토하고 있다.

윤석권 창원협동조합택시 이사장은 "손님들이 외부활동을 하지 않고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어서 영업에 어려움이 크지만, 모두가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며 "경남도에서 개인당 50만 원씩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그 금액이 조합원들에게 직접 전달되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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