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청원 등장…동의자 적어비용 부담·제도 변경 혼란 우려

유치원, 초·중·고 개학일이 4월로 늦춰지면서 신학기 시작 시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일각에서는 과거에 몇 차례 논의만 됐던 9월 가을 학기제를 이참에 시행하자는 파격적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근 '가을학기제 도입을 요청합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9월 학기제 도입 검토를 요구합니다', '봄학기를 폐지하고 글로벌에 맞춰 9월 신학기제로 변경' 등의 제목으로 글이 올라 있다.

19일 오후 3시 기준으로 '가을학기제', '9월 학기제' 관련 글은 5건으로 확인됐다. 5건 전체 국민청원 참여 인원은 8700여 명으로 동의하는 인원이 크게 많지는 않다.

그러면, 왜 이 같은 주장이 나오는걸까. 과거 정부에서 9월 학기제를 논의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97년 교육개혁위원회 제4차 교육개혁방안 논의를 할 때 9월 신학년제가 언급됐다.

이후 지난 2006년 6월 교육혁신위원회 내에 학제개편 공론화팀이 구성돼 학기제 개편을 논의하기도 했다. 2012년 12월에도 학제 국제 통용성 제고 등을 취지로 9월 신학기제 도입이 검토됐다. 9월 신학년제 도입의 장점으로는 세계적 추세에 부응(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등 가을학기제), 국내 학생들의 유학 확대, 외국 학생 유입, 우수한 교원·연구자 영입 확대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재정적·경제적 비용, 전환기 학생 불이익, 사회적·관행적 제도 재정비 필요에 따른 혼란 등의 단점이 크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2012년에 발표한 <9월 신학년제 실행 전략 연구> 보고서, 2014년 <9월 신학년제 실행 방안> 등을 살펴보면, 학기제 변천 과정(표 참조)이 자세히 나온다. 근대교육제도가 처음 도입된 개화기에는 통일된 학기제가 없었다고 한다. 1895년 한성사범학교규칙에서 학년은 7월 21일부터 6월 15일까지로 했다. 1904년 관립농상공학교규칙에서는 9월 1일부터 이듬해 6월 30일까지로 뒀다.

이후 일제 강점기에 4월에 시작하는 3학기제를 운영했고, 광복 이후 미 군정기인 1947년에 9월 시작 2학기제로 됐다.

다시 1949년 교육법에 따라 4월에 시작하는 2학기제로 했다가 1961년 군사정부가 4월 학기제를 3월 학기제로 바꿨다. 이때부터 현행 3월 학기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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