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프로 데뷔 후 동고동락
올 시즌 앞두고 비장한 각오

현재 경남FC에서 가장 오래된 두 선수는 측면 수비수 우주성(27)과 골키퍼 손정현(29)이다. 이들은 모두 2014년 경남에 입단해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경남 선수단 가운데 2번의 강등 경험을 한 선수들이기도 하다. 그만큼 올 시즌 각오가 남다르기도 하다.

◇우주성이 여기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경남FC '2020 투혼 경남' 유니폼 1차 공동구매에서 가장 많은 팬이 새긴 이름에 '우주성'이 있었다.

배기종과 나란히 마킹(새김) 1위를 기록한 우주성은 프로 데뷔 7년 차다. 2014년 입단 후 줄곧 경남에서 뛰어왔다. 지난해 리그 막바지 상주상무와 경기에서 발목 골절 부상을 입은 우주성은 최근까지 수술과 재활 과정을 보냈고, 지난겨울 태국과 남해 전지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 설기현 감독 전술에서 구체적인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우주성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이지만 중앙수비수로도 뛰었다. 측면 수비수로 활약할 때 빠른 돌파와 정교한 크로스로 2014년부터 경남에서 160경기에 출전해 6득점 8도움으로 활약해왔다.

▲ 경남FC 측면 수비수 우주성.  /프로축구연맹
▲ 경남FC 측면 수비수 우주성. /프로축구연맹

우주성은 병역 의무 이행을 위해 상주상무 입단 원서를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직 구체적인 전형이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상무 입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올 시즌 중에는 어쨌든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상무 입대에 실패하면 현역병 복무까지도 염두에 둬야 할 처지다. 미혼인 우주성은 공익요원으로 K4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갈 가능성도 크지 않은 처지다.

우주성은 "경남 원클럽맨으로서 레전드가 되고 싶은 욕심이야 당연히 있다"며 "2014년에 이어 지난해 두 번째 강등을 당했는데, 이번에는 분위기도 좋고 다들 한마음이어서 성적 잘 날 것 같다. 작년처럼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서 응원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나도 있소" 손정현

통영 두룡초와 거제 연초중, 거제고를 거쳐 광주대로 진학했던 손정현도 2014년 경남에 입단했다. 병역 의무 이행을 위해 경찰청에 가 있었던 2016~2017시즌을 제외하고 줄곧 경남 소속으로 뛰고 있다.

그런 손정현이 올 시즌 자칫 경남을 떠날 뻔한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 골키퍼 이범수와 경쟁으로 많은 출전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다 보니 두 선수 모두 출전에 목말라했고, 구단은 더 많은 기회가 보장되는 팀으로 한 명을 이적시켜야겠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 이범수가 강원FC로 이적하기로 하면서 손정현은 경남에 남을 수 있었다.

▲ 경남FC 골키퍼 손정현.   /프로축구연맹
▲ 경남FC 골키퍼 손정현. /프로축구연맹

손정현은 경남에 입단한 2014년에는 승강PO를 포함해 7경기에 출전해 12실점 하면서 자리를 못 잡았지만 이듬해 39경기에 출전하면서 주전 자리를 꿰찼다. 42실점. 경찰청 전역 후 복귀한 2018시즌은 최고의 해였다. 25경기 출전에 25실점으로 경기당 1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9시즌은 최악이었다. 13경기 출전에 26실점으로 경기당 2실점을 기록한 것. 이에 대해 손정현은 지난 1월 태국 전지훈련 당시 "출전 기회가 들쭉날쭉하다 보니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어려웠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손정현은 그야말로 '미친 듯한' 선방을 펼칠 때도 있었지만, 맥없이 골을 허용할 때도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지난해 수원삼성을 상대로 홈에서 2-0 승리를 거뒀을 때이고, 가장 뼈아팠던 경기는 울산현대와 3-3 무승부를 기록했을 때라고 말했다. 허용한 3골 모두 아쉬웠다는 것.

"골키퍼가 주목받는 팀은 수비수가 그만큼 못한다는 것이어서 이상한 팀"이라는 손정현은 실점하면 팬들에게 욕먹고 선방하면 주목받지 못하는 골키퍼의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경남 레전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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