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같이 찍는 게 그리도 어려웠나.' 지난 5일 경남도의회 제37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마치고 김지수 의장과 김경수 경남지사, 박종훈 교육감, 도의원들이 의회 입구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서 든 생각이다. 사진 촬영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도민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하지만, 일부 야당 의원들이 불참했다.

기회 있을 때마다 도의원들이 외치는 게 협치, 화합의 정치 아니었나. 정작 여야가 힘을 모아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도민들에게 '단결된 모습'으로 나서야 할 땐 이처럼 '분열 양상'인 것이다.

애초 사진을 찍기로 한 장소는 본회의장이었는데, 의회운영위원 일부가 "운영위원들에게 보고도 안 하고 사진을 찍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절충 끝에 촬영 장소가 의회 입구로 바뀌었다. 현장에 있던 일부 사진 기자는 "왜 일정대로 안 되느냐"며 묻기도 했다. "권위는 빼고, 실속은 더하겠다"는 11대 도의원들의 다짐이 참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0일엔 미래통합당 소속 도의원 일동이 김경수 지사가 제안한 재난기본소득이 현실성 없는 선심성 정책에 불과하다며 입장문을 냈다. 도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입장문을 내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날 통합당 경남도당에서도 비슷한 요지의 성명을 낸 데다, 입장문을 내겠다는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었다. 막판 기사 마감에 정신없을 때 공보계 직원을 통해 '입장문 파일'만 출입기자들 단체 카톡방에 올렸다. 어지간히 급하게 준비하신 모양이네, 하고 '그러려니' 넘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다음 날 너무나 황당했다. 항의를 해도 야당 의원들이 하는 게 맞는데, 의회 직원들이 "다음 날 기사로 다루어 줄 수 없냐"며 난감해했다.

위기와 고난 속에 그 사람의 참모습이 드러나는 법이다. 코로나19가 도의원들의 자세를 여지없이 드러냈다고 하면 과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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