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준, 입단 후 7년간 헌신적 활약
배기종, '극장골 행진' 팬 뇌리 각인

2005년 도민주 공모를 거쳐 2006년 1월 17일 창단한 경남FC가 어언 14년 역사를 보냈다. 이제는 '레전드' 선수 한두 명은 있을 만하다. 과거 이력과 현재 팬들의 호응 등을 종합해 경남의 '레전드'가 될 만한 선수가 누구인지 2회에 걸쳐 짚어본다.

◇원조 원클럽맨 최영준

경남 원클럽맨으로는 현재 전북현대모터스 소속으로 포항스틸러스에 임대돼 뛰고 있는 최영준을 꼽을 수 있'었'다.

진주 출신으로 봉래초-진주중을 거쳐 진주고에 입학했지만 이후 언남고로 전학가면서 경남 유스 출신은 아니었다. 하지만 2011년 경남에 입단한 후 2015~2016년 2년간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안산(경찰청)에서 뛴 것을 제외하면 2018년까지 7년을 경남 소속으로만 뛰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임에도 2017년 31경기 출전에 3골 1도움, 2018년 37경기 출전에 3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1부 승격과 1부 준우승에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9 시즌을 앞두고 경남에 거액의 이적료를 남기고 전북현대로 이적할 때도 경남 팬들은 최영준의 잔류를 간절히 바랐다. 더구나 이적 후 전북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포항으로 임대돼 가는 모습을 본 팬들의 아쉬움은 더 커졌다.

▲ 최영준. /프로축구연맹
▲ 최영준. /프로축구연맹

2019시즌 경남은 20경기 무승이라는 역대급 기록을 남기며 지지부진했고, 이런 부진의 큰 원인 중 하나로 말컹-최영준-박지수로 이어지는 척추라인의 이탈이 지목되던 시점이었다.

경남 창단 이후 가장 긴 7년을 경남에서 뛴 최영준은 한용운 시인의 '님은 갔습니다. 아아, 나의 사랑하는 님은 갔습니다'처럼 홀연히 팀을 떠났다.

최영준이 떠난 경남. 아직은 '레전드'를 기다릴 시점이 아닐까? 팬들 반응은 이제부터라도 만들어나가자는 분위기다.

◇'영원한 캡틴' 배기종

경남이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진행한 2020 투혼경남 유니폼 1차 공동구매에서 가장 많은 팬들이 마킹한 이름은 '배기종'과 '우주성'이었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팬들은 구단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선수 이름을 마킹하려는 경향이 있다.

배기종은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선수다. 전북 이리동중과 이리고를 거쳐 광운대로 진학한 배기종은 설기현 감독의 직속 후배이기도 하다. 대학 시절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학연은 이어진다.

▲ 배기종. /프로축구연맹
▲ 배기종. /프로축구연맹

2006년 대전시티즌에서 데뷔한 그는 이후 수원삼성, 제주유나이티드 등을 거쳤고 2016년 경남에 입단했다. 무릎 부상으로 고생하던 배기종은 2부로 강등된 경남에서 조용히 은퇴 수순을 밟겠다는 생각으로 입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김종부 감독은 배기종의 가능성을 알아챘고 '특급 조커'로 변신시켰다. 지난해에는 '기종 타임'이라고 후반 30분 무렵 교체투입된 뒤 극장골을 잇따라 터트리며 재활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경남 구단은 배기종을 전북현대의 이동국처럼 팀의 레전드로 은퇴시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배기종도 지난 2월 태국 전지훈련 중 인터뷰에서 "이제 어디로 가겠나. 여기서 은퇴해야지"라며 경남에서 은퇴하겠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1부 승격과 준우승, 그리고 2부 강등이라는 팀의 좋은 시절과 최악의 시즌 동안 주장을 맡았던 배기종이 유종의 미로 경남에서 은퇴한다면 '레전드'로 기억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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